과테말라 화산 폭발에 사망자 속출…'하늘 뒤덮은 검은 연기'

입력 2018-06-04 20:15  


중미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 가운데 하나인 과테말라 푸에고 화산이 3일(현지시간) 폭발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수도 과테말라시티에서 44km 거리에 있는 푸에고 화산은 화산재와 용암을 분출했으며, 인근 마을은 검은 화산재와 연기로 뒤덮였다.
현지 TV 방송 영상에는 용암류가 집들에 닿아 새까맣게 탄 풍경이 포착됐다.
과테말라 재난당국 대변인은 당초 사망자를 7명으로 집계했으나 산미구엘 로스 로테스에서 시신 18구가 한꺼번에 발견되면서 사망자 수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실종자 수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수도 있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현재 최소 20명으로 파악됐다.
재난당국은 인근 지역에서 3천100명이 대피했으며, 이번 화산 분출은 170만 명이 사는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시티 지역과 사카테페케스, 치말테낭고, 에스쿠인틀라 일대에는 화산재가 떨어지고 있다. 인기 있는 관광지인 안티과의 거리와 집도 화산재로 뒤덮였다.
현지 항공 당국은 화산재로 항공기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과테말라시티 국제공항을 폐쇄했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등을 보면 빠른 속도로 흘러내리는 화산재 이류와 화쇄암 물질로 인해 고속도로 다리가 파괴되는가 하면 용암은 주택가까지 밀려내려왔다.
여전히 연기가 자욱한 가운데 수백명의 구조대원과 소방대원, 경찰, 군 병력이 현장에서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지난 3일 폭발 이후 한달가량 용암과 화산을 뿜어내는 미 하와이섬 동단 킬라루에아 화산 인근 지역에선 전기와 수도가 모두 끊긴 가운데 여전히 십수명이 위험 지역에 있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탤미지 매그노 민방위국장은 3일 기자회견에서 화산으로 발이 묶인 사람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여기저기서 사람들을 봤다는 보고가 있다. 어제 십수명이라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와이 민방위 대원들이 순찰을 돌며 위험 지역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암이 밀려내려와 마지막 탈출로가 막힐 수 있다며 대피를 권했지만 이들은 전기, 수도, 유선전화, 휴대전화 등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도 "다른 갈 곳이 없다"며 잔류를 선택했다.
앞서 라일라니 에스테이츠 일부 지역에는 의무 대피 명령이 내려졌으며 당국은 용암 분출로 탈출로가 막힐 가능성이 있는 카포호 지역에도 같은 명령을 내렸다.
당국은 용암이 더 가까이 밀려들면 이들을 헬기로 피신시키겠다는 계획이나 연락 수단마저 없어 곤란한 상황이다.
당국은 8일 오후까지 대피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으며 이 기한이 지난 이후에는 구조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3일 용암 분출로 고립된 카포호 지역에서 3명을 발견해 구조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용암으로 길이 끊긴 곳에 있다가 때마침 순찰대의 눈에 띄어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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