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데뷔 11년 만에 솔로 가수로 나선다.
유빈은 첫 솔로 디지털 싱글 ‘도시여자(都市女子)’와 타이틀곡 ‘숙녀(淑女)’를 발매하고 홀로서기에 도전한다.
오랫동안 솔로 출격을 준비한 유빈이 ‘숙녀’를 통해 어떤 매력을 드러낼지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모습에서는 새 앨범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었다.
“너무 떨리고, 믿어지지가 않아요. 첫 솔로 데뷔잖아요. 11년 전 데뷔할 때처럼 설레는 마음이에요. 지금은 열심히 준비한 만큼, 대중들에게 잘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없어요. 멤버들과 활동하면서는 서로 의지할 수 있었는데, 이번엔 혼자서 완벽하게 노래와 춤을 보여드려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꼈어요.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유빈은 보컬리스트 변신을 꾀한다. 원더걸스의 래퍼로 `Tell Me`부터 `Why So Lonely`까지 많은 히트곡에서 존재감을 발휘했고, 2015년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대중에게 매력적인 래퍼로 자리매김해 온 유빈이 첫 솔로곡 ‘숙녀’에서 ‘보컬리스트’로서 이 곡을 어떻게 표현할지 흥미롭다. ‘숙녀’는 묵직한 베이스, 고조된 드럼, 화성, 창법 등 모든 요소를 유빈의 음색과 절묘하게 구성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곡으로 알려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를 한 적은 데뷔 이래 처음이에요. 그런 면에서 디테일한 감정의 표현에 중점을 뒀어요. 랩이 담고 있지 않은 멜로디 컬한 표현과 같은 것들에 대해 고민했죠. 예전부터 앨범을 준비하면 그 곡에 맞는 구성과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안 어울리는데 랩을 넣는다는 것이 의미가 없잖아요. 신곡에는 보컬이 더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랩이 아닌 보컬을 선보이게 됐죠. 저의 새롭고 신선한 모습을 기대해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첫 솔로곡 ‘숙녀’는 도회적이면서도 상쾌함이 넘치는 시티팝 장르로 도도한 도시여성의 모습을 표현한 가사가 경쾌한 리듬과 조화를 이룬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깬 장르의 선택이다. 그간 선보였던 래퍼 유빈의 모습을 기대했던 이들은 힙합, 댄스 등을 기반으로 한 첫 솔로곡 분위기를 예상했겠지만 최근 힙한 장르인 시티팝으로 반전을 시도했다.
“작년 초부터 시티팝 장르를 즐겨듣기 시작했어요. 트렌디하게 리바이벌 되는 장르라 관심 있게 찾아봤고, 듣다 보니까 매력을 느끼게 됐죠. 재즈, 펑크, R&B가 혼재되어 있는 장르거든요. ‘시티팝 장르를 선보인다면 저의 다양한 모습,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도전하게 됐어요.”
시티팝은 1980년대 유행한 도회적 팝 장르로 펑크, 디스코, 미국 소프트 록, R&B 등에서 영향을 받아 세련된 느낌과 청량한 선율이 특징이다. 시티팝 장르가 자신이 지닌 다양한 개성과 부합하고, 초여름이라는 현재 계절감에도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음악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트렌드 장르 시티팝이 유빈과 만나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1980년대를 제대로 구현하는 레트로 풍이에요. 완벽하게 그 시대를 재해석하고 싶었죠. 원더걸스를 하면서도 해왔던 콘셉트여서 익숙한 면도 있었어요. 1980년대 활동한 선배님들의 영상을 찾아보면서 연구했어요. 그때 의상도 유심히 살폈고요.”
유빈이 여성미를 한껏 장착하고 솔로 가수로 첫 발을 내딛는 점도 눈길을 끈다. 원더걸스 활동 및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한 매력으로 걸크러시 캐릭터를 선보였던 유빈은 첫 솔로곡 ‘숙녀’에서 힙하고 화려한 여성미를 내세운다.
“긴 시간 고민 끝에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처음 발표하는 솔로 음반이기 때문에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많은 대중 분들이 즐거워하시고, 신선하게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싱글명 ‘도시여자’와 타이틀곡명 ‘숙녀’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유빈은 2018년 현재 바쁜 도시를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다. ‘숙녀’ 가사는 “그대가 날 지나쳐 간대도 난 신경 쓰지 않아”, “서둘러줘요. 난 바쁜 숙녀라구요”라고 상대방에게 당당하게 표현을 요구하는 도시여성의 모습을 멋지게 그려내 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예전과 다른 성숙해진 면을 봐주면 좋겠어요. 스무 살 때와는 다르게 이번 음반에는 저의 느낌을 녹였어요. 그런 걸 느끼고 발전된 모습도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유빈은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무대를 준비해 대중 앞에 선다. 앞서 각종 티저를 통해 볼륨감이 돋보이는 펌 헤어, 반짝이는 미니 드레스,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액세서리들을 배치해 ‘숙녀’ 콘셉트를 소개했다. 아울러 경쾌한 리듬에 맞춰 어깨를 살랑이는 포인트 안무로 중독성 넘치는 퍼포먼스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비주얼적 요소들이 힙한 시티팝과 어우러져 어떤 무대를 완성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신경을 안 쓴 곳이 없어요. 음악에 대한 완성도에 특히 초점을 맞췄어요. 작곡가와도 계속 상의를 하면서 장르의 특색을 구현하려고 노력했죠. 의상, 헤어스타일, 화장법 등 당시 유행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세련된 느낌보다는 과장되고 화려한 부분을 참고했죠.”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유빈이 첫 솔로 디지털 싱글 ‘도시여자’로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JTBC ‘한끼줍쇼’와 KBS2 ‘안녕하세요’ 등 예능 프로그램 녹화를 마쳤고요. 7일부터는 음악 방송 출연이 잡혀있어요. 당분간은 이번 음반 활동에 집중할 거예요. 앞으로도 계속 솔로 음반을 발표할 생각이고요. 또 좋은 기회가 있다면 연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양하게 열어놓고 활동하려고요.”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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