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결국 조기폐쇄·신규 원전은 '백지화'‥탈원전 논란 '재점화'

김정필 부장

입력 2018-06-15 14:38   수정 2018-06-15 16:09


한국수력원자력이 월성 1호기를 조기에 폐쇄하고, 천지·대진원전 사업은 종결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탈원전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15일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이사회를 열고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 이 같은 내용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사회에서 결정한 원전 폐쇄, 사업종결과 관련한 경영설명회를 갖고 “지난해 에너지 사업계획 8차 전력 수급계획이 나왔는데 정부 정책에 따라 운영계획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해 왔다”며 “”월성 1호기의 경우 강화된 기준, 경제성이 바람직하지 않아 조기 폐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사장은 이어 “천지원전과 대진원전의 경우도 경영상 불확실성을 빨리 제거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를 감안해 사업을 종결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는 원자력 안전법에 따른 영구정지 운영변경 허가 취득을 위한 신청 등 후속 절차에 착수할 계획으로 영구정지를 위한 절차는 2년여 정도 소요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천지·대진원전 등 신규원전 사업의 경우 종결을 위해 전원개발예정구역지정고시 해제를 정부에 신청할 예정이며 부지 매입이 19% 정도 진행된 영덕의 천지원전은 지정고시를 해제한 이후 환매나 공매를 통해 토지매각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노조는 긴급 설명회장을 찾아 결사반대를 외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윤원석 한수원 노조 수석 부위원장은 “대규모 국민 혈세 낭비를 결정한 부도덕한 이사진들에게 한전 주식을 소유한 주민, 원전 종사자, 일반국민 등 대규모 소송인단을 구성해 배임 등 손배소 청구, 고소, 고발 등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조했습니다.
한수원은 이번 이사회 결정이 지출비용 보전 관련 사항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한 만큼 적법하고 노조의 주장과 달리 원전 조기 폐쇄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노조와 지역민, 시민단체 등의 반발 등 논란이 이어져 온 월성 1호기와 천지·대진 원전 사업 종결을 여당이 압승한 선거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계획대로 진행된 것이라며 선거 압승을 근간으로 한 밀어붙이기 식 결정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에 대해 “제3의 기관을 통한 경제성 검토, 경제성 검토에 대한 자문을 추진해 왔다”며 “정부와 정책적인 협의 하에 진행됐고 협의 과정에서 어제 정부로부터 공문을 받아 오늘 이사회를 연 것인 데 선거에 따른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습니다.
원전 수명 연장이나 신규 원전때와 달리 지역 주민 등 의견 수렴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역 주민들에 대한 의견 조율은 지난번 지역 대표 분들과 상의를 했고 이어 정부에서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2차례 정도 진행했다”며 “보상 부분은 우선 정부의 법적인 부분이 선행돼야 하지만 하반기 시행령이나 개정 작업 등을 거쳐 구체적인 금액 등이 협의될 것”이라고 한수원 측은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오는 2030년까지 월성 1호기를 비롯해 11기 가량의 원전이 추가로 폐쇄 또는 사업 종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천지·대진 원전 사업 종결은 그 신호탄 격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수원 노조, 월성원전 지역 주민, 경주지역 청년단체 등이 정부와 한수원을 상대로 연이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법적인 조치를 준비중이어서 신고리 5·6호기 중단 이후 수면아래로 잠겨있던 원전 폐쇄, 탈원전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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