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하락장의 원인인 미중 무역 전쟁이 향후에 어떻게 진행이 될 지를 가늠해 보는 게 이 즈음에 그나마 가장 긴요한 일일 것 같습니다.
미중 무역 분쟁은 크게 봐서 미국의 제 2위 국가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견제책의 일환임과 동시에 인기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전략의 가장 확실한 카드입니다.
첫째로 미중 무역분쟁을 그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만 해석하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2차 대전으로 확실한 세계 지도국의 위치에 오른 미국은 제 2위 국가의 경제력이 미국의 절반 이상을 육박해 오면 매우 적극적인 견제와 압박을 통해 유일 강대국의 위상을 확인해 왔습니다.
70년대 소련과 80년대 일본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금융위기 이후의 중국이 딱 그 상황입니다. 오바마 연간에 추진되었던 피봇 투 아시아 즉 아시아 재 균형 정책도 사실은 2위 국가 중국의 아시아 지배력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외교정책의 변화였습니다.
이 선상에서 트럼프는 자신의 주 전공이랄 수 있는 경제문제를 들고나온 거고 그것은 본인의 대선 전략에 매우 좋은 카드였습니다. 중국 제품으로 직업을 잃은 러스트 벨트의 유권자들에게 이 보다 좋은 득표 전략은 없었을 테니까요.
누차 말씀 드린 바와 같이 트럼프의 모든 대외 정책은 그의 재선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습니다. 재선을 위한 교두보는 올해 11월의 중간 선거에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트럼프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30%대 초반까지 추락했던 지지율이 취임 직후 수준이 40%대 중반까지 약진했고 부정적인 평가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더욱 주목이 되는 건 공화당 지지자들의 90%가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공화당을 완벽하게 장악해 버렸다는 거죠.
지지율의 상승은 지난 대선 때 극적인 승리를 가능케 했던 이른바 러스트 벨트 지역의 스윙 스테이트에서 두드러집니다. 트럼프의 중국 압박과 일자리 창출 등 가시적인 성과가 그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방증입니다.
지금 트럼프는 매우 기분 좋을 것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대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트럼프는 매우 노련한 비즈니스 맨이기 때문에 그저 지지율의 상승에 취해있지 않을 겁니다. 이제 부터는 백악관 그의 집무실에 중간 선거의 판세를 분석하는 상황판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그는 지지율의 상승을 중간 선거의 승리로 이끌려고 할 것입니다. 중간 선거는 대선과 다릅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입니다. 지역 마다 각기 다른 이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남부 농업지대에서는 중국과의 과도한 무역분쟁으로 그들의 작물이 수출길이 막힐 것을 걱정합니다. 당연히 지역의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에게 자주 전화를 할 것입니다.
지금 트럼프에게 가장 극적인 전국적 지지율의 상승을 이끌어내는 것은 전쟁으로 인한 소란이 아니라 중국의 전폭적인 양보로 인해 승리를 선포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이긴 전쟁에도 상흔은 남게 마련입니다. 사실 트럼프의 속내는 전쟁하지 않고 엄포만으로 승전가를 부르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북한 문제를 통해서 말 폭탄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트럼프입니다. 사실은 시진핑도 이것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양보할 수 있는 적당한 명분이 필요할 겁니다.
지난 5월에 미중 양국은 스티브 므뉴신 재무장관 류허 국무원 부총리가 특사로 상대국가를 방문하면서 어느 정도의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트럼프식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그가 주목을 받아야 하고 그에 의해서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의 11월 중간 선거가 그의 선거가 되고 그 선거에 이겨야 2년 뒤 재선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시진핑은 이런 류의 통상 문제를 자신의 일로 생각지 않습니다. 이것은 리커창총리의 일입니다. 골치 아픈 문제이기도 하거니와 트럼프를 맞상대해서 이길 가능성이 없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시진핑의 입을 통해 이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중 무역분쟁의 결말은 트럼프와 시진핑 간의 정상회담을 통해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 혹은 그 외의 지역에서 둘 이 만나서 극적인 양보를 받아내는 것으로 트럼프 본인의 성과를 선거를 앞둔 미국민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켜주고 싶을 것입니다.
미중 무역분쟁은 극한으로 가다가도 극적으로 봉합이 되고 그러다 또 문제가 불어지는 장기 레이스가 될 것입니다. 장기전은 두 가지 측면이 다 있습니다.
전쟁에 대한 내성이 생긴다는 측면과 지리한 전쟁이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대한 금융시장의 반응은 약화될 수 있습니다만 세계 경제의 약한 고리에 있는 신흥국의 경제 구조에는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우리 나라입니다.
어떤 구실로 트럼프와 시진핑이 만날지 두고 보시기를 바랍니다. 희망컨대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적 개방을 위한 경제 제재의 축소나 해제를 논하기 위한 미중 정상간의 만남이 성사되고 그 자리에서 무역 분쟁의 탸결을 선언하는 드라마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북한 김정은이 이른바 CVID를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약속과 실천이 전제되어야 할 겁니다.
아마도 트럼프가 그리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그런 것일 겁니다. 어제 만난 시진핑과 김정은이 그런 얘기를 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트럼프도 시진핑도 그리고 김정은도 전쟁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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