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련TV] '깨달았다'는 현역모델 유리아, "공시 사건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입력 2018-06-25 09:15  


티비텐플러스에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활동중이다. 크게 둘로 분류 가능한데 하나는 모델, 연기자, 걸그룹, 보이그룹 같은 엔터테이너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변호사, 경제전문가, 수의사 같은 전문직 그룹이다.

모델 화해는 이런 분류 방식으로 보면 엔터테이너 그룹에 속하지만, 콘텐츠로 보면 <전도련>이다. <전도련>은 ‘전국도사연합’의 약칭으로 티비텐플러스가 개발중인 영성 콘텐츠를 일컫는 말이다. 오늘은 티비텐플러스 채널 중 하나인 <화해TV>를 살펴보자.

모델 화해는 예쁘다는 평가가 많다. 김태희 닮았다는 말도 들린다. 이국적 이미지도 보여서 `뉴욕에서 모델 활동할 만 하다`는 말도 들린다. 패션 화보로 Coogi, E-tonic, Jewel House, Karis 브랜드를, 화장품으로 Bulgarian Rose, Prorance, Camiane 브랜드 모델을 했다. 일부 방송은 미국 카페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화해가 활동중인 SNS를 보면 젊은 날의 욕망과 갈등도 엿보인다.

정화해는 가명이다. 본명은 유리아. 러시아 작약나무가 생각나는 이름이다. 화해가 <전도련>콘텐츠로 분류되는 이유는 실존적 판타지 성향 때문이다. 한국의 상당수 도사들이 자신을 숨기고 사는데 비해 그녀는 배포 좋게 ‘각성자’ 선언을 했다.

비주얼 호기심에 보기 시작하다가 내용을 들어보면 그로테스크한 공포감이 밀려오는 이유가 그래서다. ‘각성자’가 무엇인가? 부처란 말이다. 이런 논리라면 예쁜 `도시형 부처`가 화해다. 부처가 예쁘다? 이런 부정합이 공포 비슷한 것을 불러낸다. 물론 소수겠지만. 하지만 그 공포가 <화해TV>의 매력이다.

그녀 주장대로 화해는 각성자일까? 아니면 살짝 차원전이를 해서 4차원 너머에 사는 몽상가일까? 이것은 콘텐츠 리뷰로 그녀 발언에 기초해서 추론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근거있는 추론을 위해서는 이미 나와있는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비교 분석해 보는 방법이 가장 타당할 듯 싶다.

화해..그녀의 각성을 위한 공부법

그녀가 제시하는 방법론은 두번째 <전도련> 도사로 소개된 남경흥 감정평가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즉, 명상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축적되어온 지적 자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입장이다. 철학, 물리학, 인문학, 역사등 기록 유산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공통점을 찾아내는 방법이다. 따라서 심리학 서적인 <공감제로>나 정치학을 다루는 <마키아밸리>도 언급한다.

10대나 20대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이 말이 중년을 넘으면서 강한 호소력을 가지고 다가오기도 한다. 헐리우드를 마블(MARVEL) 히어로즈가 지배하게 되면서 만화로 치부되던 SF판타지 장르는 성인들에게도 거부감 없이 녹아들고 있다. 이런 변화를 이끈 작품중 하나가 <매트릭스>다.

변화와 상승을 꿈꾸기에는 현실이란 장벽이 너무 높아서일까? 현실도피가 아닌 물질의 벽을 깬 초월과 수용의 한 방식으로 이 판타지 장르는 유용하다고 볼 수도 있다. 물질의 벽을 멘탈의 도약력으로 넘어보자는 것이다.

이런 트렌드 덕분에 유튜브에는 <매트릭스>에 관한 많은 해설 동영상이 등장한다. 그 중 눈길을 끄는 동영상이 윤앤리퍼블리싱마름돌 출판사가 올린 동영상 ‘[마크 패시오(Mark Passio)] 매트릭스 3부작 대해부’다. 서설이 왜 이리 기냐면 이 마크 패시오의 해설 내용중 <화해TV>에서 유리아가 이야기하는 내용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 바로 공시성(synchronicity)이라는 개념이다.

공시성이란 신비주의자들한테만 사용되는 용어가 아니다. `패턴(PATTERN, 커비 서프라이즈 저/박지훈 역, 쌤앤파커스 | 2013년 07월)`이란 책에 의하면 이 용어는 정신분석학자 융이 처음 썼다.

"이 책의 원제는 "싱크로니시티(Synchronicity)"인데 우리말로는 공시성이라고 번역해놓았다. 원래 유명한 심리학자인 칼 융이 만든 말이라는데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 또는 일상생활 속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우연한 사건을 일컫는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러한 공시적 사건이 모이면 특정한 패턴이 된다면서, 바로 이것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의지, 운명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인생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현상들을 이성, 논리, 감정의 틀에서 벗어나 패턴의 관점에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YES24 서평)



화해, 그녀가 말한 공시성

작년 12월 19일 방송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공시사건`이란 단어 들어보셨나요? 깨어남에 대해 관심 가진 분들은 아실 겁니다. 평소에 `석류`라는 단어를 어디서나 듣고 무의미하게 지나갈 수 있는데, 의미를 부여하면 다음 날 단어, 그림, 음료수 이름에서 똑같이 `석류`라는 단어를 본다던가 하는 현상입니다. 연결 연결로 이어서 나타납니다. 우주의 사인이라고도 합니다. 숫자가 연속 나오는 것, 시계 봤는데 11시 11분, 지나가는 버스를 우연히 봤는데 1111 이 나온다던가. 공시사건이 자기를 이끌어 가는 사인이 됩니다." (화해TV 부분 녹취)

화해는 공시성에 주목한 이유로 "깨어남을 경험한 직후 갑자기 삶의 지표를 잃었다"고 했다. 그리고 점차 "새로운 지표로 공시사건을 관찰하게 되었다"고 했다. 즉, 물 속에서 물고기와 다투다가 물 밖에 나가 걸어다니기 시작했고, 필요하면 잡아올리기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마크 패시오(Mark Passio)] 매트릭스 3부작 대해부’에서 말하는 공시성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앤더슨이 잠들어 있다는 뜻이죠. 그는 매트릭스에 갇힌 채 잠들어 있는 인간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아직 깨어나지 못한 상태죠. 그렇습니다. 진실을 깨달은 사람의 수는 너무 적고, 대부분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계의식이 지배하는 사악한 시스템을 위해 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흰토끼를 따라가라`는 메시지가 뜨는데 이는 물론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의 작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어찠든 네오를 찾아온 건달들 중 한 여인의 어깨에 흰토끼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동시성(Synchronicity)의 개념이 영화에 등장한거죠." (유튜브 부분 녹취)

영화나 드라마에서 스토리를 구성하는 양대 축은 작품 안에서 제시된 고유한 세계관과 그 세계관을 둘러싸고 충돌하는 캐릭터들이다. 1999년 빌리지로드쇼(Village Roadshow)가 제작한 영화 <매트릭스(Matrix)>는 일본 만화 원작을 근간으로 불교의 금강경과 비견될 만한 세계관을 현대적 과학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현실과 일상은 알고 보면 꿈’이란 것이다. 이를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으로 해석하면 이 역시 또 꿈을 주입하는 것일게다. 현실 변혁의 가변성과 삶을 창조해가는 주인으로서 역할을 자각하란 말일게다.

공시성이란 개념으로 보면 화해와 마크 패시오는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본 `진실`을 세상에 어찌 쓸 것인가는 별개 문제다. 화해는 적극적 현실 참여쪽으로 방향을 정한 듯 싶다. 화해는 지난 달에 `2018 대한민국 청년 연설대전`에서 인기상을 수상했다.

티비텐플러스 크리에이터중 한 명이니 당연히 응원을 보내지만, 솔직히 한편으로 걱정도 밀려온다. 화해는 방송에서 이런 말도 했다. "이 깨달은 분들 조차도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감정 덩어리가 질투래요."

"화해, 너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큰 기대 말고 적당히 숨는 것도 한 방법." 그러기에는 너무 젊은 것인가? (사진=티비텐플러스. 화해)

한국경제TV  방송제작부  한순상  국장

 ssh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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