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드십코드 확대] 숨죽인 기업들…"경영활동 위축 우려"

김보미 기자

입력 2018-06-27 17:09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스튜어드십코드는 기업가치와 경영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는데요.

    하지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여전합니다.

    이어서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들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대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가 자칫 지나친 경영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현재 299개 상장사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스닥상장사 투자 확대 계획에 따라 투자 대상 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인터뷰> 상장사 관계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과연 기업이 과감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겠냐. 국민연금이 정부정책시행을 앞장서서 수행하는 도구로 전락된다면..."

    정부나 정치권 입김이 작용할 여지가 있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도 문제로 꼽힙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기금 운용의 총책임자는 복지부 장관으로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공교롭게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며, 현재 재공모 절차에 들어간 기금운용본부장 자리는 청와대 검증을 거쳐 선임됩니다.

    정부가 600조원을 넘어선 국민의 노후자금을 활용해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연금사회주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지배구조가 공적인 성격이 너무 강하니까... 국민연금 지배구조는 스튜어드십코드 정착,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에 제약요건인 건 분명한 것 같다.”

    의결권자문사의 의안 분석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현대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비용, 인력 측면에서 주주총회 의안을 분석할 여력이 없다보니 의결권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이들 보고서를 참고로 의결권을 행사합니다.

    하지만 기업지배구조원,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 국내 의결권자문사에서 의안 분석을 전담하는 인력은 30명이 채 되지 않고, 글로벌 최대 자문사로 꼽히는 ISS의 국내 기업 담당 인력은 서너명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의결권자문사 조차 기관 투자자들의 자문 수요를 모두 소화할 정도의 전문 인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국민연금의 KB 금융지주 사외추천이사제 동의를 놓고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스튜어드십코드가 기업 손보기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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