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됐던 특허분쟁을 마무리 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양측이 모두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소송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공방이 조용히 마무리 된 것은 스마트폰 시장을 호령하던 두 거인의 입지가 예전과 다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김치형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루시 고 판사가 공개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합의 문건입니다.
배상액 등 구체적 내용은 들어있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에게 제기했던 관련 소송들을 모두 취하하고 소송 비용도 각자 부담한다고 돼 있습니다.
특히 소송 취하 조건으로 'Dismissed with prejudice'라고 명기해 합의한 사항에 대한 추가 소송 등에 대한 권리도 포기한다고 돼 있습니다.
두 회사가 관련 소송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분쟁은 지난 2011년 애플이 삼성의 갤럭시S 스파트폰이 아이폰의 디자인과 화면 축소와 확대 기술특허를 침해했다고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삼성전자가 항소심까지 패소했지만 2016년 연방 대법원 상고심은 배상금이 과다하다며 재산정하라는 결정을 내려 반전의 실마리가 나왔지만 지난달 캘리포티아 연방지법이 다시 애플 손을 들어준 상황이었습니다.
법원이 삼성전자가 애플에 물어줘야 할 배상금으로 산정한 규모는 5억3900만 달러. 우리돈 6천억원 수준입니다.
합의를 위한 구체적 배상금 규모는 양사가 공개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인터뷰> 김동원 KB투자증권 연구원
"불확실성 제거됐다는 점에서 긍정적. 스마트폰 시장이 전반적으로 둔화되다 보니 소모적 논쟁을 자제하는 쪽에서 양사가 합의한 것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러면 배상금이 나가고 나면 실적 영향 우려할 수도 있는데) "이미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회계기준을 보수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된 충당금을 다 적립을 해놓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향후 나올 ... 언제 배상금 어떤 방식으로 지급될 지 모르겠지만 실적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
뉴욕타임즈는 이번 양사의 합의를 놓고 서류상으로는 애플이 이겼지만 어떠 대가를 치르더라도 삼성에게 쓴 맛을 보여주겠다는 스티브 잡스의 뜻은 이루지 못했다고 평했습니다.
삼성은 7년간 스마트폰 시장의 글로벌 1위 자리로 올라섰고 애플과 특허소송을 벌이며 글로벌 인지도를 한껏 높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조용히 합의에 이른 것은 중국을 비롯한 후발업체의 추격으로 분쟁이 시작됐을 당시와 스마트폰 지형이 달라진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치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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