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행정관은 이날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청와대 관계자가 (어제)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며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청와대가)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를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히게 됐다"고 밝혔다.
전날 탁 행정관이 페이스북에 사의를 암시하는 글을 올리자 청와대 관계자가 "(탁 행정관은) 사표를 낸 적도 없고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탁 행정관은 전날 페이스북 올린 글에서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고 쓰며 사의를 암시한 바 있다.
탁 행정관은 "(대선 직전 한 행사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선거홍보 음성을 배경음향으로 틀은 혐의와 관련해) 선거법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며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이라고 사표를 낸 배경을 설명했다.
[전문]
탁현민입니다.
사직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공연 이후였습니다.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5.18 부터 평양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하지만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고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 사이도 여러차례 사직의사를 밝혔지만 저에 대한 인간적 정리에 쉽게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의사를 밝힌 이유가 되겠습니다.
선거법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지난 1년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행사를 치뤄낸 의전비서관실의 동료들도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습니다. (저와 김종천 비서관의 인간적 관계에 대해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이기도 합니다. )
조선일보 보도에 저와 김비서관 사이의 갈등이나 인사문제를 이야기 하던데... 정말 조선일보는 지난 1년 내내 참 대단합니다. 그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청와대 관계자?가 제가 사표를 쓰지 않았다는 말을 했던 것은, 아마 저의 사직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조용히 떠나고 싶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인해 지난 1년내내 화제가 되었고 나가는 순간까지도 이렇게 시끄럽네요.
여러소회는 언젠가 밝힐만한 시간이 오리라 생각합니다. 굳이 이말 저말 안하고 좀 조용히 지내려 합니다. 허리디스크와 이명과 갑상선 치료가 먼저라...
지나치게 많은 관심에 감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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