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기내식 대란…계열사 부당 동원령에 '일촉즉발'

김정필 부장

입력 2018-07-10 17:11   수정 2018-07-10 16:44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총수일가의 계열사 부당동원, 갑질은 비단 대한항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기내식 사태로 퇴진 운동이 일고 있는 금호아시아나 역시 총수일가를 위한 동원령이 다반사였습니다. 오너 리스크로 인해 계열사까지 휘청이면서 실적과 주가마저 부진한 아시아나항공의 실태를 짚어봤습니다. 이어서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이번에 기내식 대란의 근원이 된 자금조달과 관련한 석연치 않은 기내식 공급업체 교체.

    박삼구 회장에 1600억원의 자금을 태워준 하이난그룹이 경영권을 보유한 업체로 사업권이 넘어간 것과 관련해 총수와 그룹 측은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지난 2013년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5천억원 조달도 아시아나의 몫이었고, 그룹의 캐시카우 격이던 금호타이어를 비롯한 주요 알짜 계열사들은 늘 총수일가를 위한 볼모이자 희생양이었습니다.

    증설, 투자만하면 망할 일 없다던 금호타이어 역시 오너의 자금조달을 위해 원재료 값을 경쟁사 대비 2~30%나 높게 주고 가져왔다는 의혹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승무원과 조종사, 그룹 안팎 커뮤니티에는 기내식, 격납고, 기내지, 식자재 업체 교체 등 항공 세부사업까지 끌어들여 총수가 자금조달에 나서는, 일명 계열사 '등골 빼먹기' 의혹 일색입니다.

    <인터뷰> A그룹 관계자

    “비리 생태계 있다. 아시아나에 협력 납품하는 업체들 (총수) 관리하는 회사들..식자재, 와인, 영화 공급하는 사람, 기내지, 면세지 등”

    아시아나의 1분기 성적표는 매출 1조6천억, 영업이익 643억원으로 외형상 양호해 보여도 한 때 실적을 넘보던 대한항공의 1/3 수준이고, LCC인 제주항공은 어느 새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타이어 사업이 총수일가에 동원돼 망가진 뒤 팔린 것처럼 아시아나 역시 각종 동원령에 신기종 도입, 장거리노선 확대 등은 꿈도 꾸지 못한채 경쟁력은 퇴보만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내식 대란중 생긴 루프트한자와의 갈등으로 스타얼라이언스 관계 악화, 이에 따른 유럽·장거리 노선에까지 파장이 미치며 아시아나는 또 다른 희생을 감수해야 할 지경입니다.

    .<인터뷰> B경제연구소 관계자

    “경영진이 매니지먼트 퀄러티가 차이가 난다. 위기에 빠뜨린 것은 경영진 무리하게 M&A 시도하다가 생긴..(오너 리스크)”

    임원들의 충성경쟁과 여직원 ‘기쁨조’ 동원에 대한 성토와 불만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아시아나항공 전직 사무장

    “본사 직원, 관리직원 대동하는 데 이전에 이조(조선)시대 하인 취급..국내선에서는 이랬다”

    시민단체는 박삼구 회장을 배임으로 고소했고 국회도 경영전반의 불법행위 조사를 촉구 중이지만 전횡을 견제해야할 이사회는 학연·혈연·정관계 인사들로 채워지며 사실상 거수기 격입니다.

    총수의 전횡·부실경영에 미투·집회 이상의 근본적인 메스를 가하지 않으면 제2·제3의 기내식 대란, 계열 동원은 어떤 형태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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