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힘겨운 여름 나기

입력 2018-07-12 15:22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어제 밤에 잘 주무셨습니까?

    열대야였다고 하더군요. 저도 잠을 설쳤습니다만 꼭 더위 때문만은 아니고 밤 사이에 또 무슨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과 최근 들어 크게 내린 시장 걱정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새벽에 미국이 물경 2000억 달러의 중국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매긴다는 발표를 했습니다만 중국의 대응은 아직 별게 없습니다.

    그저 미국의 행위에 경악했다.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으며 보복할 수밖에 없다라는 원론적이고 선언적인 대응 정도입니다. 지난번 500억 달러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선 즉각적으로 동일한 금액에 동일한 비율만큼 그리고 동일한 시점에 대응한다고 했는데 이번엔 아직 입니다.

    좀 더 기다려봐야겠습니다만 적어도 지난 번처럼 맞대응을 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부과하겠다는 2000억 달러 제품, 반대로 미국의 대중 수출 총 액을 다 합쳐도 턱도 없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중국의 고민이 있습니다. 무역 흑자가 워낙 크다는 걸 전 세계가 새삼스럽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어느 나라가 한 나라에게 물경 5000억 달러를 수출하고 3000억 달러 넘게 흑자를 볼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결정한다 하더라도 국가간의 교역이라는 게 이렇게 불균형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결국 수출 많이 하는 나라는 더 부강해지고 계속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나라는 빈약해 진다는 논리 그거 그리 어렵게 들리지 않습니다. 지금 전 세계를 향해 그리고 미국민들을 향해 트럼프가 이걸 외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먹히고 있습니다. 작년에 한국이나 일본 대만 같은 그 규모가 상대적으로 낮은 나라들에게 예행 연습일 한 다음 최종 타겟 중국에게 이제 너희들이 양보할 차례라고 들이대고 있는데 그 논리가 간단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과 중국 고위급 간에 이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라인이 스톱되어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스티브 므뉴신 미 재무장관과 윌버로스 상무장관 그리고 중국의 류허 국무원 부총리간의 대화 라인도 스톱이고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합니다. 미중 관계가 근래에 들어서 최악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게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는 얘기들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국 남중국해를 비롯한 아시아에서의 중국의 지배력 강화에 확실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미국 지도층의 의사가 트럼프로 하여금 더 신속하고 과감한 관세 인상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단순히 트럼프의 11월 중간 선거 전략의 일환 정도로 생각할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더욱 더 중국의 대응이 주목되는 것이죠.

    11월까지도 아직 4개월 가까이나 남아 있는 데 그게 아니라면 이게 도대체 언제 끝이 날까 걱정입니다. 그러나 한번 생각해 보시죠. 20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전체 수출품의 절반입니다. 아마 나머지는 관세를 올려봐야 까딱하지도 않거나 미국 사람들 피해가 훨씬 더 큰 제품 들이겠죠. 더 확대할 곳은 없다는 것입니다. 아예 금수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중국의 입장에서도 맞대응 할 거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지금 대화도 없습니다.

    냉각기를 가지겠지요.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이 사태를 바로잡고자 하는 대화의 제안이 있을 겁니다. 어쩌면 시장은 그 시점을 기대하며 최악의 국면을 버티고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날씨도 시장도 견디기 굉장히 힘든 여름입니다. 그래도 투자자 여러분 힘을 내시기를 바랍니다. 이 도한 지나가지 않겠습니까?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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