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5일 송영무 장관이 지난 9일 부처내 간담회에서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내용의 기무사령부 보고서가 공개된 데 대해 그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거듭 부인했다.
국방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휴대전화 `알림` 문자를 통해 "오늘 국회 국방위에 제출된 이른바 국군기무사령부 보고서 내용과 관련, 송영무 장관의 기무사 관련 언급 내용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이같이 밝혔다.
국방부는 "민병삼 대령(100기무부대장) 자신이 장관 동향 보고서를 작성하여 사실이 아닌 것을 첩보사항인 것처럼 보고하는 행태는 기무 개혁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하는 증거가 될 뿐"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기무사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들에게 지난 9일 국방부 실·국장 간담회에서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법조계에 문의해보니 최악의 사태를 대비한 계획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한다. 장관도 마찬가지 생각이다. 다만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기 바란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적힌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국방부를 담당하는 100기무부대장 민병삼 대령이 간담회 당일 회의에 참석해 송 장관의 발언을 자필 메모한 후 PC로 작성해서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보고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 민 대령은 이 문건에 나온 내용과 동일한 주장을 폈다. 이에 송 장관이 "완벽한 거짓말이다"라고 반박하면서 진위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기무사가 국방위에 제출한 이 보고서 내용이 공개됨에 따라 실제 송 장관이 그런 발언을 했는지를 놓고 진실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국방부는 애초 민 대령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공식 대응에 나설 경우 송 장관과 기무사 대령 간의 `다툼`으로 확산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서다.
그러나 기무사가 `보고서` 형태의 공식 문건으로 국회 국방위에 제출하자 입장을 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오늘 아침에도 이 문제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 않도록 했다"면서 "7월 9일은 기무사 문건 공개로 문제의 심각성이 인식되고 있는 시점이므로 송 장관이 기무사 문건과 관련해 위수령을 얘기했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은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에 의해 언론에 공개됐고, 이후 일파만파 파문이 확산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 장관이 위수령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발언을 했겠느냐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한편 국방부를 담당하는 100기무부대장인 민 대령은 이날 오전 송 장관이 주관하는 국방부 간부 간담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의 분위기는 싸늘했다고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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