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제약사에도 `3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오너 3세들은 복제약과 내수 영업을 기반으로 회사를 꾸려온 선대들과는 달리 신약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하고 있는데다, 가족경영의 한계도 있어 경영능력은 여전히 시험대에 놓여 있습니다.
전민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중소형 제약사인 삼일제약은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를 허강 회장에서 그의 아들인 허승범 대표로 변경하면서 `3세 경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앞서 현대약품도 올해 2월 고(故) 이규석 창업주의 손자 이상준 사장을 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며 오너 3세의 경영권 다지기에 들어갔습니다.
국제약품 역시 `3세 경영인` 남태훈 사장의 지분 확대를 통해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제일약품도 지난해 5월 오너3세인 한상철 부사장을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 자리에 앉혔습니다.
신신제약의 경우 올해 초 이영수 회장의 아들인 이병기 이사를 대표로 선임하면서 창업주-사위-아들로 이어지는 경영 대물림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유학파 출신의 `젊은 3세 경영인`의 등장으로 `경영혁신`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충분한 경험`과 `경영능력`을 갖췄느냐에는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올 1분기 삼일제약은 6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고, 국제약품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줄었습니다.
11월 결산법인인 현대약품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9억원에 그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오너 3세들이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R&D 비용을 늘리고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등 야심찬 시도에 나섰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제를 유통하는 영업대행업체(CSO)에 주력하거나 파스류 등 약국 영업에 의존하는 일반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마진 구조로 인해 R&D 투자 등에 한계가 언제든지 도사리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제약업계 관계자
"지금은 3세들이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한 두 품목으로 매출 1,000억원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드라이브를 걸기는 힘들다. (오너3세의) 성향 자체가 호전적일수 있지만 경영자체를 호전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다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제약업계의 특성상 오너 내부적으로 2, 3세의 `갑질 경영`이 수차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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