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번 보시죠. 우리 은행들은 어떤 외부적인 도전도 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오로지 정부의 눈치만 보는 이른바 규제 산업의 표본이 됐고 정부 지분이 일절 없는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한 은행 경영진의 인사에도 낙하산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우리 은행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모든 은행이 똑 같은 영업을 하다 보니 수익이 많이 나는 게 오히려 부담스러운 상황이 됩니다.
결국 전체가 금융 소비자들인 국민들 주머니 털어 은행 수익 챙겼다라는 여론몰이가 생기고 그러다 보면 은행은 또 혁신을 게을리 할 수 밖에 없는 요상한 구조가 되어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은행주 투자해서 큰 돈 벌었다는 분 찾기가 어려운 구조도 그래서 생기는 거죠. 이런 구조를 깨 보겠다고 시작한 게 핀테크 그 중에서도 인터넷 뱅크 아니었습니까? IT기술을 금융 특별히 은행산업과 접목시켜 창조적인 혁신을 하면 논 두렁에 메기를 푸는 효과를 내고 그러면 기존 은행들도 더 경쟁력을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취지였습니다. IT산업에 관한 한 우리도 나름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에 이 시도가 훨씬 설득력을 가졌던 것이죠.
그런데 이마저도 은산 분리 원칙에 발목이 잡혀서 예를 들면 이름은 카카오 뱅크인데 정작 카카오는 대주주가 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된 거죠. 자본금을 늘려야 대출을 해 줄 텐데 대주주가 될 수가 없으니 증자를 할 수도 없고 그러다 보니 인터넷 뱅크가 아니라 그저 기존 은행의 인터넷 뱅킹에 별반 다르지 않는 수준에서 그저 그런 시도에 머물고 있는 것이죠. 여야,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조금만 들여다 보면 문제가 뭔지를 알 수 있는 겁니다. 인터넷 은행 이거 안 할거면 모르지만 할거라면 어던 형태로든 기술기업들의 은행 지분 확대를 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 자명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거 풀어야 한다고 할 때까지 정부도 여당도 청와대의 누구도 총대를 매지 않습니다.
재벌의 사금고화도 막아야 하고 경제력 집중의 부작용도 막아야죠. 그러나 미래를 위한 혁신을 막는 공무원 사회의 복지부동도 막아야 하고 정치권의 눈치보기도 막아야 합니다.
사 금고화하는 것을 막고 경제력 집중을 규제하라고 한 거지 혁신을 막으라고 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간 셈입니다. 또 무늬만 규제 개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 IT기업들이 금융시장에도 창조적 파괴자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인터넷 뱅킹 뿐 아니라 P2P, 클라우드 펀딩 같은 핀테크 전반에 걸친 혁신 법안을 만들어야 합니다. 금융이 선진화되지 않으면 산업의 혁신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부작용을 걱정해서 길을 막을 게 아니라 그 길을 터주고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정치권과 공직자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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