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공기업들이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채용규모를 앞다퉈 확대하고 있습니다.
젊은층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그 이면에 눈물을 흘리는 기존 근로자도 적지 않은 실정입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들이 채용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이른바 고용참사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청년실업률을 해소하는데 동참한다는 겁니다.
현직 은행원들 사이에서도 이직 희망 1순위로 꼽히는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채용인원 24명에서 올해 50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습니다.
지난해 80명을 채용한 캠코도 올해는 1.5배 늘린 12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금융공기업 가운데 정규직 평균연봉 2위를 차지한 예탁결제원 역시 올해 신입공채로만 50여명을 뽑아 정규직 전환까지 합쳐 총 200여명을 채용한다는 파격적인 목표를 내놨습니다.
다른 금융공기업들도 최소 지난해 수준으로 채용인원을 맞추겠다는 계획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오는 10월 20일 주요 금융기관들의 동시 필기시험에도 관심이 집중됩니다.
문제는 금융공기업들의 예산은 한정되어있는데 채용규모만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면서 자녀교육과 노후준비가 필요한 중장년층 직원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인터뷰> 금융공기업 관계자
“고용불안 많이 느끼죠. 더더군다나 금융공기업은 대학생 학자금 같은 보조가 폐지됐거든요. 그만큼 부담이 늘어나는데 수입은 오히려 감소하니까”
일각에서는 정부가 손쉽게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금융공기업들을 동원하기 위해 일자리창출을 경영평가 항목에 넣어 고액의 민간 공무원을 양산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조남희 / 금융소비자원장
“공무원식으로 연금까지 타니까 향후에 국가적인 부담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고려없이 단기적인 부분에 너무 매달리는 것이 아니냐.”
금융공기업의 신입사원 평균연봉은 4400만원으로 대기업 신입사원(3855만원)보다는 500여만원, 일반 공기업보다는 900만원이나 높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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