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화탄소 요가볼'로 아내.딸 살해한 홍콩 의대 교수 '시끌'

입력 2018-08-24 16:38   수정 2018-08-24 16:39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살인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선 말레이시아 국적의 홍콩 중문대 의학원 마취과 호킴선(53) 부교수의 공판 과정을 24일 보도했다.

자신의 여제자와 혼외정사 스캔들이 났던 호 교수는 지난 2015년 5월 이혼에 응해주지 않던 부인 웡슈펑(47)과 딸 호리링(16)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전날 홍콩 고등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당시 목격자들은 호 교수 부인과 딸이 타고 있던 노란색 미니쿠퍼가 홍콩 마온산의 버스정류장 근처에 정차한 상태에서 비가 오지 않는데도 와이퍼를 작동시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부녀가 차안에서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고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주민들에 의해 병원에 후송됐다.

이들 모녀의 사망이 확인된 다음 부검 결과 이들은 일산화탄소 가스에 중독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 트렁크에 실려있던 요가 볼에서 흘러나온 가스가 원인이었다.

검찰은 호 교수가 일산화탄소 가스를 채운 요가 볼을 부인이 이용하던 차량의 트렁크에 갖다 뒀다고 보고 탐문수사를 벌였다.

결국 호 교수가 당시 과학실험에 사용할 것이라며 수만달러 상당의 일산화탄소를 주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그가 요가 볼 2개에 독성가스를 주입했다는 호 교수 동료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의 유해가스로 고체 연료나 가스 난로 등에서 배출되며 특정 수위를 넘어가면 두통, 현기증을 넘어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호 교수는 경찰조사에서 쥐를 죽이려고 일산화탄소가 들어있는 요가볼을 집으로 가져갔다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호 교수 집에서 2014년 11월부터 가사도우미로 일해온 인도네시아 출신의 시티-마에사로는 이날 법정에서 청소하는 도중에 집안에서 쥐를 보거나 쥐똥을 발견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이 가정부는 또 호 교수 부부가 오래 전부터 사실상 별거 생활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호 교수는 자신의 제자였던 여조교와 바람을 피우면서 부인 웡씨에게 이혼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호 교수가 여조교의 도움을 받아 살인 계획을 실행에 옮겼을 것이라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호 교수는 딸까지 차안에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도 자신의 딸이 자살하려고 가스가 든 요가공을 사용한 것 같다는 추정을 내놓았다. 앤드루 브루스 검사는 이를 "역겨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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