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같은 얼굴로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쌍둥이 형제 이야기다. 1등판사 형 한수호(윤시윤 분), 전과5범 동생 한강호(윤시윤 분). 두 사람의 운명이 교묘하게 뒤틀리면서 벌어지는 일들일 ‘법’과 ‘정의’라는 관점에서 그려낸 드라마인 것이다.
쌍둥이의 운명이 바뀐 상황에서 이들을 향한 위기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진짜 판사 한수호는 과거 자신의 판결에 앙심을 품은 피해자 가족 박재형(신성민 분)과 방우정(한수연 분)에게 납치 당했다. 당시 한수호는 고위층 자제들의 마약파티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살인 사건 재판을 빨리 진행해달라 부탁 받았다. 결과적으로 한수호는 그들의 부탁을 들어준 꼴이 됐다. 자살이지만 가족을 잃은 박재형, 방우정은 한수호를 죽이기 위한 복수의 칼을 갈게 된 것이다.
가짜 판사 행세 중인 한강호 역시 끝없는 위기에 처했다. 같은 얼굴 때문에 한수호 대신 박재형, 방우정에게 납치되는 것은 물론 변호사 오상철(박병은 분)의 움직임으로 인해 가짜 판사 자리도 빼앗길 처지에 놓인 것. 쌍둥이 형제는 매번 위기를 교묘하게 빠져나가며 목숨을 지켜냈다.
이런 가운데 9월 12일 방송된 ‘친애하는 판사님께’ 25~26회에서 한강호, 한수호 쌍둥이 형제가 또 다시 역대급 위기에 처했다. 박재형과 방우정이 한강호를 한수호로 오인, 납치한 것. 한수호가 아니라 한강호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두 사람은, 한강호에게 칼을 꺼냈다. 한강호 입장에서는 금방이라도 죽을 수 있는 위기의 상황. 그 순간 진짜 한수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결국 박재형과 방우정은 두 형제를 한 곳에 불러 진짜 한수호를 죽이고, 그 다음을 생각하고자 했다.
그렇게 한수호가 불려왔다. 한강호는 스스로 밧줄을 풀고 일어서 한수호 목숨까지 구했다. 이어 한강호는 박재형과 방우정에게 한수호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죽이지 말아달라고, 용서할 수는 없지만 재심을 청구해서 올바른 방법으로 복수해달라고 읍소했다. 한수호도 무릎 꿇었다. 살인을 저지른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재판을 빨리 진행하기 위해 ‘사형’ 판결을 내린 것을 시인한 것. 한수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칼날이 스칠 듯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두 사람의 마음이 가뿐해진 것은 아니었다. 한수호는 자기 잘못과 마주해야 했고, 한강호는 진짜 자신의 자리로 돌아올 일이 남아있기 때문. 형제의 씁쓸한 마음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판사시보 송소은(이유영 분)은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난 한강호에게 직진고백을 했다. 늦은 밤 자신을 찾아온 한강호에게, 하루 종일 그를 걱정하며 맘 졸였던 것을 모두 털어놓은 것. 이어 돌아서 가려는 한강호에게 “자고 가요”라고 용기 있게 말했다. 한강호가 송소은에게 진짜 정체를 고백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기에, 시청자 마음을 더욱 애타게 만든 엔딩이었다.
역대급 위기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쫄깃한 전개, ‘정의’라는 것을 향한 묵직한 생각거리와 가슴 뛰는 로맨스까지. 눈 깜빡 할 사이에 60분이 사라진 것처럼 느껴질 만큼 꽉 찬 방송이었다. 위기를 넘어선 한강호와 한수호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그 안에서 그려질 ‘정의’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지, 한강호와 송소은 중력커플은 어떤 로맨스를 펼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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