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월드컵 경기 중 난입한 페미니즘 록그룹 멤버, 독극물 중독?

입력 2018-09-13 19:11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 난입과 반정부 공연으로 유명한 현지 페미니즘 록그룹 `푸시 라이엇`(Pussy Riot)의 멤버가 독극물 중독이 의심되는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푸시 라이엇의 남성 멤버 표트르 베르질로프(30)는 지난 11일 동료 베로니카 니쿨시나의 재판에 참석하고서 저녁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니쿨시나는 반정부 성향의 인터넷매체 메두자에 "베르질로프가 그 다음날 일어나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말하기, 걷는 것에도 문제가 생겼다"고 전했다.
그 이후 베르질로프는 병원으로 후송돼 현재 경련과 함께 혼수상태에 빠졌다 깼다를 반복하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베르질로프는 지난 7월 15일 러시아 월드컵 프랑스-크로아티아 간 결승전에서 경찰 제복을 입고 경기장에 난입했던 4명 중 한명이다.
이 소동으로 당시 경기는 1분간 중단됐고 베르질로프는 경기장에 난입한 다른 여성 멤버 3명과 함께 15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베르질로프는 2012년 모스크바의 한 성당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통령 후보의 3기 집권에 반대하는 시위성 공연으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은 푸시 라이엇 멤버인 나데즈다 톨로콘니코바의 남편이기도 하다.
톨로콘니코바는 트위터에 "나의 동지 표트르가 독극물에 중독된 것 같다. 병원 독성과 집중치료실에서 매우 심각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의료진들은 베르질로프의 상태에 대한 설명을 거부하며 매우 위중한 상태라고만 했다.
지난 3월 러시아 출신의 이중 스파이가 영국에서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된 채 발견되는 등 러시아 정보기관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암살 사건이 최근 잇따랐다.
러시아의 반체제 언론인 티콘 디잣코는 "독극물 중독이 아닐지라도 많은 경우에서 러시아 당국과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적도 보유하고 있는 베르질로프는 2009년 톨로콘니코바와 함께 행위예술 단체인 보이나(Voina)의 일원으로 있다가 `푸시 라이엇`으로 분리된 후 이 록그룹의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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