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지지율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일자리 널렸다" 망언

입력 2018-09-17 21:09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일자리가 없다는 푸념을 하는 20대 청년을 향해 오히려 일할 사람이 없다고 난리라며 주변에 일자리는 널려있다고 응수해 구설에 올랐다.
BBC 방송과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열린 엘리제 궁 개방 행사 동안 한 청년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이 청년은 자신을 25살로 소개하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지만, 답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실직한 조경사였다.
이에 대해 투자은행가 출신인 마크롱 대통령은 일할 의지나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가 있다며 이 청년에게 일자리의 방향을 바꾸기를 조언했다.
마크롱은 "내가 가는 호텔과 카페, 레스토랑, 건설현장 어디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말한다. 그것은 사실"이라며 카페와 레스토랑 밀집지인 (파리 남서부) 몽파르나스에 가면 일자리를 쉽게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길 하나만 건너면 당신에게 일자리를 찾아줄 수 있다"며 "그러니 잘 해봐라"라는 말도 덧붙였다.
프랑스 업계에서는 호텔과 레스토랑 분야에 10만 명의 인력이 부족하다며 더 많은 불법 이민자를 합법화할 것으로 마크롱 대통령에게 요구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간단한 대화 후 악수하고 헤어졌지만, 이 모습은 동영상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고 마크롱의 대응에 대한 비난과 조롱도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프랑스의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지적했으며, 또 다른 이는 "오직 30초 만에 누군가에게 어떻게 그처럼 심한 경멸과 공감의 결핍, 무지를 드러낼 수 있을까"라고 맹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집권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대표는 대통령이 실업자를 부적절하게 대우했다는 비난을 일축하고는 "헛된 말보다는 진실을 말하는 쪽이 낫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5%를 약간 웃도는 네덜란드, 4% 미만인 독일, 5% 미만인 영국보다 높다. 약 300만 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특히 젊은층 실업률이 심해 25살 이하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실업 상태다.
마크롱은 한쪽에서 `부자들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몇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성장을 위한 자신의 개혁에 반대한다며 상대를 "게으름뱅이"로 부르거나 노조 시위대에게는 새 일자리를 찾지 않고 "혼란만 부추긴다"고 비난해 큰 반발을 불렀다.
또 지난달에는 프랑스인들을 "변화를 거부하는 골족(Gauls·갈리아인)"이라고 깎아내려 비난을 샀다. 골족은 철기와 로마 시대에 현재의 프랑스, 벨기에, 라인강 서부 독일 골(Gaul) 지방에 살던 켈트인으로, 로마제국에 정벌된 뒤 라틴족으로 흡수됐다. 프랑스에서는 골족을 프랑스인의 조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이 30% 아래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5월 취임 이래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소비를 촉진한다며 주로 기업과 고소득층에 대한 감세를 시행했으나 아직 기대만큼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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