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장 주목할만한 투자뉴스 가운데 하나가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국민연금이 갖고 있는 주식을 더 이상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에게 빌려주지 않겠다는 이야기인데, 증권부 신인규 기자와 이번 조치가 불러올 효과 분석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선 오늘 국민연금의 신규 주식 대여 중지, 정확한 내용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이 내용은 전주에서 진행중인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김성주 이사장이 국감장에 출석했는데, 의원 질의 답변을 통해 당장 어제인 22일부터 신규 주식대여를 하지 않기 시작했고, 기존에 빌려준 주식은 연말까지 대여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외국인 등에 보유주식을 빌려주고 수수료로 수입을 올리는 사업을 지난 2000년부터 진행해왔었는데, 이게 공매도 세력에 이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앵커>
그동안 국민연금이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 등에 빌려준 주식이 어느 정도 규모였습니까?
<기자>
지난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햇수로 5년 동안 2조 8천억원 규모의 주식을 빌려줬고요. 그 수수료로 680억원 가량의 수입을 올렸다는 게 국민연금의 설명입니다. 현재 올해 말까지 현재 대주 잔고는 6천억원 정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올해 연말을 기한으로 국민연금이 되받아야 할 주식이 6천억원 정도 남아있는 셈입니다.
<앵커>
이게 얼마나 많은 겁니까?
<기자>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국내 대차거래 시장에서, 그러니까 주식을 누가 얼마나 빌려줬나 봤더니, 올 1월 2일부터 지난 23일까지 대여된 주식 수는 약 78억주입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을 포함한 연기금이 빌려준 주식 수는 4,458만 주입니다. 전체 0.57% 수준이라 아주 많다고 보기는 어렵죠. 대부분은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증권사, 자산운용사, 은행이 주식을 빌려주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외국인 투자자가 전체 대여 주식 가운데 42.6%로 가장 많고요.
<앵커>
그러면 국민연금이 주식을 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포기한다고 해서 공매도 시장 자체가 축소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숫자로 보면 그렇습니다. 아마 국민연금의 주식 대여 비중이 전체 시장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데 놀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다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는 볼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공매도에 대한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시선을 정부가 나서서 바로잡아보겠다는 거거든요. 앞서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개인 공매도 활성화 방안이 있었는데요. 공매도 시장에서 금융위는 개인이 나설 수 있는 부분을 넓히고, 국민연금은 기관의 영향력을 덜려는 정책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앵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에 대해서 우려를 좀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기자>
사실은 학계나 시장 전문가로부터는 비판을 받는 결정입니다. 익명을 전제로 한 전문가는 이번 조치를 '국민연금의 업무상 배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수익을 내야 할 국민연금이 많지는 않더라도 수익이 나던 부문을 포기한 거니까요. "롱·숏펀드 헤지펀드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관점에서 시장의 활성화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애널리스트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다만 공매도 폐지 운동을 해왔던 시민단체와 개인투자자들은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발표가 나오기 직전 공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공매도 제도가 개인투자자에게 피해로 작용한다고 보는 의견이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73.1%로 높게 나타나는 등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대해서 보는 시선은 아주 차갑거든요. 이 공매도에 대해 개인투자자 쪽으로 기운 방안을 정부가 내놓고 있는건데, 심리로 움직이는 증권 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 비중이 적지 않은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갖고 올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번 조치가 단순히 국민연금이 공매도 배후 세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한 면피 조치인지, 정부 초기부터 외쳤던 증권시장 활성화로 작용할지 여부 역시도 함께 봐야 할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신인규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살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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