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삼성바이오에피스, 유럽시장 선점효과 '끝?'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8-10-25 16:52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인 `베네팔리`와 `플락사비`의 유럽 판매가 정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바이오젠이 발표한 판매 실적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크게 증가했지만, 분기 기준으로 볼 때 3분기 연속 제자리 걸음을 보였습니다.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진입할 때는 저가를 무기로 처방시장을 공략하는데 여러 요인들이 잘 풀리지 않는 모습입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유럽시장 실적에 대해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해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실적 팩트
바이오젠은 지난 3분기 유럽시장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인 베네팔리(엔브렐 바이오시밀러) 1억2,340만달러(약 1,383억원)와 플릭사비(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1,140만달러(약 128억원)를 판매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베네팔리는 24%, 플락사비는 418%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지난 2분기 판매 실적과 비교하면, 베네팔리는 6.7%, 플락사비는 1.7%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 1) 기존 시장에서의 정체…시장 선점효과 `끝?`
보통 신제품이 출시가 될 경우 여러가지 마케팅 방법에 따라 매출이 증가하는 게 상식입니다.
예를 들어 1개국에서 마케팅을 시작해 지속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면 10개, 20개, 30개 순으로 순차적으로 팔리는 것이죠.
그러나 어느 정도 한계에 오면, 즉 시장에서 판매 포화현상이 발생하면 정체되는데, 이 때는 또다른 국가에서의 마케팅이 시작되면 매출 증가세는 꾸준히 상승하게 되죠.
즉, 1개국이 아니라 2개국에서 판매가 이뤄질 경우(론칭이 시작될 경우) 10개->20개, 20개->40개, 30개->60개로 늘어나는 게 이치입니다. <물론 숫자의 변동은 마케팅과 수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베네팔리의 경우 지난 1분기 이후 큰 변동이 없는 모습입니다. <플락사비는 `아픈 아이`(?)이기에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렇다면, 유럽시장 진출국 수를 따져 봐야겠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베네팔리는 20개국에서 올 3분기 현재 25개국에서 런칭이 됐습니다.
물론 영국, 프랑스, 독일이 주무대이고,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2무대, 나머지 작은 나라들이 3무대 시장쯤 됩니다.
베네팔리는 유럽시장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출해 `퍼스트무버`의 위치를 점하고 있었습니다.
후발주자로 노바티스의 이렐지(Erelzi)가 지난 6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아 경쟁품목으로 뛰어 들었지만, 베네팔리와 달리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왜 `플락사비` 친구처럼 느껴지죠? 얘도 `아픈 아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는 크게 대표적으로 3개를 꼽습니다.
애브비의 `휴미라`, 화이자의 `엔브렐`, 존슨앤존슨(얀센)의 `레미케이드`
3개 모두 TNF-a(종양괴사인자)인자를 타깃으로 하는데, 휴미라가 가장 적응증이 많고, 엔브렐이 상대적으로 많이 뒤쳐져 있는 건 사실입니다.
즉, 휴미라>레미케이드>엔브렐 순으로 글로벌 판매 규모가 큽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지난해 말보다 베네팔리의 런칭 국가수를 늘렸지만, 매출 확대가 예상만큼 크게 늘지 않았습니다.
즉, 시장선점 효과가 이제는 떨어지면서 처방시장에서 교착상태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오리지널약을 보유한 화이자의 마케팅 반격(가격 인하 등)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처방시장 상황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부분은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4분기 판매실적이 베네팔리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 2) 출혈성 가격 경쟁(저가 입찰) 있었나?
흔히 판매나 마케팅을 할 때 가격 전쟁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10년 전쯤 유통계 공룡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가 `10원 전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유통 출입할 때인데 재미 많았습니다. 롯데마트가 A과일 1개당 890원 팔면 바로 그 날 오후 이마트가 880원을 들고 나왔습니다.>
오리지널약과 비교해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보통 70%선을 잡는 게 제약.바이오업계의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가제도상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바이오시밀러의 건강보험약가는 오리지널의 최대 70%까지 책정할 수 있습니다.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의 약값도 70%로 낮아지기에 오리지널 의약품 보유기업은 가격을 낮춰서 시장 진입을 막기도 합니다.
가격 경쟁이 있었다면, 당연히 매출이 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10만원 짜리 물건을 8만원에 팔면 판매수량이 늘어나도 총판매금액은 크게 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가격 정책은 바이오젠이 결정하기에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시장을 지키려는 자(오리지날 의약품업체)와 시장을 공략하려는 자(바이오시밀러업체)의 가격 경쟁을 언제든지 있을 수 있지만, 이 부분도 살펴볼 문제입니다.
▲ 3) 수요 예측의 실패?
베네팔리의 판매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변수를 생각해 본다면 `수요 예측의 실패`도 있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즉, 유럽시장에서의 베네팔리 수요가 10만 도즈(dose, 1회 주사분)인데,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공급을 5만 도즈(dose, 1회 주사분) 정도 했다면, 공급 부족으로 인한 문제도 당연히 생길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바이오시밀러업체는 특성상 보통 다음 분기 생산 물량은 3개월 또는 6개월 전 선주문에 들어가는 게 통례입니다.
지금이 10월이기에 생산을 의뢰한다면, 내년 2월 아니면 5월의 수요 예측을 분석하고 발주를 내야 합니다.
하루만에 바이오시밀러는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세포 키워서 배양하고 많은 공정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베네팔리는 현재 바이오젠의 덴마크 힐레뢰드(Hillerød) 공장에서 생산을 하는데, 이 공장은 생산능력은 9만 리터입니다.
<셀트리온의 1공장이 약 5만 리터이니 약 2배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시장선점효과를 분석해서 경영진이 베네팔리가 9만 리터가 팔릴 것으로 예측을 했는데, 수요가 증가해도 의약품 공급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 사례는 국내 독감백신업체들도 마찬가지인데요.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 사노피 파스퇴르, SK케미칼, GC녹십자, 일양약품 등 독감백신 생산과 수입업체는 보통 상반기전(6월전)에 독감백신 수요를 예측하고 8월에 식약처 검정을 마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플루엔자가 대유행을 해 백신수요가 급증해도 생산을 못합니다. <생산 종료가 됐기 때문에 말이죠.>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대량 생산했는데, 안 팔리면 모두 폐기처분하게 됩니다.>
과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진이나 바이오젠 경영진이 수요 예측의 실패였을까도 생각해 볼 문제인데요.
확률은 다소 적어보이기도 합니다.
진출국가 런칭수에 따라 수요를 어느 정도 계획을 세웠을 테니까요.
3분기 연속 수요 예측 실패에 따라 공급이 부족하게 하지는 않았을 듯 합니다.
결론을 낸다면, 1) 시장 선점효과 끝에 65%, 2) 가격 경쟁으로 인한 정체에 30%, 시장 수요 예측 실패에 5% 부여하겠습니다.
그렇다면?
4분기 베네팔리의 유럽시장 매출액이 얼마를 기록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 될 듯 합니다.
`성장세를 다시 이어가느냐`, 아니면 `여기까지가 선점효과의 끝이냐`의 판별을 내릴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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