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직원이 기관 내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의 응답과 응답률을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조작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성가족부는 지난 3월 12일부터 4월 6일까지 중앙정부 등 2천22개 기관에 성희롱·성폭력 예방 특별점검 온라인 실태조사를 했는데, 국립암센터가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설문조사를 일괄로 시행하고 응답률을 조작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는 `미투` 운동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월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피해자가 2차 피해에 대해 두려움 없이 가해자 대상 조치에 신뢰를 갖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고 점검하라"고 언급하면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국립암센터는 이에 설문조사 공지를 게시판에 띄웠으나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고, 여성가족부는 담당직원 A씨에게 설문조사 완료를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여섯 차례 발송했다.
그러자 A씨는 매크로를 사용해 응답 대상자 2천105명 중 2천104명이 답변한 것으로 응답률을 조작하고, 2천104명이 모두 동일한 답변을 선택한 것으로 처리했다.
또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건의사항을 적는 주관식 문항에 "이런 조사 좀 하지 마라"고 썼다.
복지부는 지난 5월 2일 국립암센터가 보낸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받았지만, 수상한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국정감사 기간 정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끝에 설문조사는 지난 19일 완료됐다.
A씨는 경위서에서 "수차례 응답을 독려해도 응답률이 오르지 않아 불법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사용했다"며 "설문조사 조작에 깊은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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