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9달러(1.4%) 하락한 62.2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4월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61.131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지난달 기록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 진입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이 우리나라와 중국, 인도 등 8개 국가에 이란 원유 재제 예외를 허용한 영향을 주시했다.
미국의 제재를 앞두고 수입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줄였던 해당 국가들이 이란 원유 수입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으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미 정부는 구체적인 이란 원유 수입 허용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하루평균 36만 배럴, 인도는 30만 배럴, 우리나라는 20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초 경질유)에 대한 예외가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 및 내년 산유량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가격 전망은 낮춘 점도 유가 하락 압력을 가중했다.
EIA는 올해 산유량 전망치를 하루평균 1천90만 배럴로 예상했다. 지난 10월 예상보다 1.5% 늘어난 수준이다.
내년 산유량은 기존 전망보다 2.5% 많은 하루평균 1천206만 배럴로 제시했다.
반면 올해 WTI 가격은 기존 전망보다 2.4% 낮은 배럴당 66.79달러로 제시했다. 내년 가격은 6.8% 내린 64.85달러로 예상했다.
브렌트유의 올해 가격 전망도 1.8% 하향 조정한 73.12달러를, 내년은 4.2% 내린 71.92달러를 제시했다.
EIA는 "미국 산유량이 기존 전망을 이미 넘어섰다"면서 "이에따라 내년 산유량은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 우려도 더해지면서 유가는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고객에게 판매하는 아랍 라이트 그레이드 원유의 12월물 가격을 인하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밀어 내렸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키들루프 공동 창립자는 "WTI가 62달러 지지선도 하향 돌파하면서 다음 지지선은 58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제재 예외의 구체적인 내용이 조금씩 유출되는 가운데, 예외 규모가 시장이 인식했던 것보다 상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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