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폭력' 피해자 직접 입 열었다 "목사 믿었고, 길들여졌다"

입력 2018-11-07 10:32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직접 입을 열었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는 이들은 존경했던 목사에 대한 배신감과 고통을 털어놓으며 피해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지속적으로 당했다"고 털어놨다.
신분 노출을 우려해 검은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이들은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 김 모 목사가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중고등부·청년부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루밍 성폭력`이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피해자에게 성적 가해를 하는 것을 뜻한다.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며 "당한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님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피해자가 최소 26명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 모 목사 부자를 처벌해달라는 글을 올린 상태다.
피해자들은 김 목사를 찾아가 수차례 잘못을 뉘우치고 목사직을 내려놓으라고 요구했지만 바뀌는 것은 없었고, 오히려 협박과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저희는 그 사역자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었다"면서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까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 모 교회 그루밍 성폭력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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