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결혼식 피로연 비용, 전국 2배 넘는 이유

입력 2018-11-15 11:52  

제주지역 결혼식 피로연에 드는 비용이 전국 평균의 2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제주에서 최근 3년 이내에 결혼한 신랑·신부와 3년 이내 결혼을 한 자녀를 둔 혼주 등 총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제주지역 결혼문화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제주지역 결혼 총비용은 신혼주택 1억4천189만원, 결혼식 비용 1천949만원, 혼수 1천37만원, 예단 1천18만원, 신혼여행 568만원, 예물 597만원 등 1억9천701만원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2억2천974만원) 대비 3천만원가량 낮은 것으로, 제주지역 주택 마련 비용이 전국과 비교하면 2천600만원가량 낮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결혼식에 드는 돈은 제주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제주지역 결혼식 비용은 평균 1천949만원으로 전국(1천617만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식 당일 피로연 비용이 1천486만원으로 전국(574만원)의 2.6배에 달했다. 과거 3일에 걸쳐 결혼식과 잔치를 치르는 문화가 있던 제주에서는 최근까지도 피로연을 결혼식 당일 오전부터 오후 6∼7시까지 온종일 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도 많이 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혼비용은 부모(8천23만원)가 자녀(4천403만원)의 평균 2배가량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비용 성별 분담은 신랑 측이 신혼주택의 주 부담자(66.5%), 신부 측이 혼수의 주 부담자(68.1%)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결혼식 하객은 전국(264명)의 1.8배인 평균 474명으로 조사됐다.

축의금 규모는 부모 3천20만원, 자녀 1천297만원 등 총 4천317만원으로 조사돼 전국(1천766만원)의 2.4배에 달했다.

축의금 관련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결혼 축의금에 대해 69.8%, 겹부조에 대해 80.5%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결혼 축의금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84.6%로 나타났다.

제주지역 결혼문화의 문제점으로는 친구 피로연에서의 성적인 놀이문화(85.3%), 겹부조(79.2%), 온종일 음식을 접대하는 피로연(67%), 답례품 지급(60.4%) 순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결혼방식은 실속 있는 결혼식(94.9%), 당사자 주도 결혼식(84.8%), 2∼3시간 이내의 피로연(69.1%), 100인 미만 소규모 결혼식(65.3%)으로 조사됐다.

신랑 측의 신혼집 마련 부담 의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응답자가 60.8%로 나타났고, 결혼비용을 신랑·신부가 동등하게 부담해야 한다는 데는 90%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런 인식과 실제 시행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서 결혼 준비 단계에서부터 인식 개선을 통한 합리적인 결혼문화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오름·바다·숲 등 다양한 결혼식 장소와 협력업체 발굴 지원, 제주 특성을 반영한 주택정책 수립·홍보, 제주 결혼포털 사이트 구축, 결혼 멘토단 운영, 작은 결혼식 모델 개발 및 활성화, 웨딩박람회 정례화 등 합리적인 결혼문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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