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 수준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1.4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도 수도 뉴델리는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때문에 시민의 평균 기대수명이 10년가량 짧아졌다고 분석됐다.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EPIC)는 19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WHO 기준치에 맞게 초미세먼지(PM 2.5, 지름 2.5㎛ 이하)가 줄어든다면 한국과 북한의 기대 수명은 각각 1.4년과 1.1년씩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스모그가 심각한 인도와 중국은 대기오염이 WHO 기준치 수준으로 개선되면 기대 수명이 4.3년과 2.9년씩 크게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뒤집어 놓고 보면 이는 결국 WHO 기준치를 초과하는 대기오염 때문에 각 나라의 기대 수명이 그만큼 단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WHO가 제시한 연평균 PM 2.5 농도의 안전 기준은 10㎍/㎥ 이하다.
초미세먼지는 피부, 눈, 코, 인후 점막 등에 붙고 혈관 등에 축적되면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폐렴, 폐암, 뇌졸중, 심장질환, 천식 등의 질병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PIC은 대기 중 미세먼지 수치가 기대수명에 미치는 정도를 계량화한 AQLI(Air Quality Life Index)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는 또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 인구 1인당 기대수명이 평균 1.8년 감소했으며, 대기오염은 흡연(1.6년 단축)이나 알코올·약물중독(11개월 단축) 등을 제치고 수명 단축의 가장 큰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 인구의 75%인 55억명이 WHO 기준치를 초과하는 초미세먼지 오염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EPIC 인도 지부의 켄 리 사무국장은 20일자 타임스오브인디아에 "뉴델리의 2016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13㎍/㎥였다"며 "뉴델리의 대기 환경이 WHO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면 그곳 시민의 기대수명은 10년 이상 더 길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1998년 이후 20년간 인도 전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69%가량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뉴델리는 해마다 겨울이면 세계 최악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난 8일 아난드 비하르 지역에서는 `인도 공기질지수`(AQI)가 최대치인 `999`로 치솟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당국은 뉴델리의 대기오염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후 경유차 운행 금지 등 여러 대책을 도입했으며, 조만간 처음으로 인공강우도 시행할 계획이다.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등 화학물질을 이용해 비를 뿌려 뉴델리 상공에 정체된 스모그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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