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강 해이' 靑‥文대통령 경고에도 김종천 의전비서관 '음주운전'

권영훈 기자

입력 2018-11-23 13:54   수정 2018-11-23 14:30

<사진: 김종천 페이스북>


김종천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오늘(23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서 청와대의 공직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새벽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며 "의전비서관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보고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고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자진 신고 및 조사 요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안점검회의 후 티타임에서 임 비서실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으며, 즉각 사표 수리를 지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김 비서관은 23일 0시 35분쯤 청와대 비서실 소속 관용 차량인 쏘나타 하이브리드로 종로구 효자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청운동 주민센터 앞까지 100m가량 음주 운전한 혐의입니다.

단속 당시 김 비서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운전 취소(0.120% 이상)에 해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은 음주운전 통고 처분 후 김 비서관이 추후 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말해 현장에서 귀가 조치했으며 당시 동승자가 뒷좌석에 있었으나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방조했다고 볼만한 혐의점이 없어 동승자의 신원 등은 파악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추후 동승자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 동승자 관련 부분은 조사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면서 "초범일지라도 처벌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부산에서 음주운전자에게 목숨을 잃은 윤창호씨 사건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이슈가 되자 문 대통령이 직접 음주운전을 근절해야 한다고 경고한 겁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 경고 한달 만에 김종천 비서관의 음주운전 적발로 청와대 공직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 비서관은 19대 대선 캠프인 `광흥창팀` 멤버로 대통령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가 지난 6월 의전비서관으로 승진했습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의 최측근이자 친문 핵심 인사인 그가 음주운전으로 청와대를 나간 건 문 대통령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인 만큼 단호하게 대응해 사표를 즉시 수리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조현옥 인사수석을 태우고 이동 중이던 관용차가 청와대 앞에서 신호위반으로 범칙금 6만원을 낸 바 있습니다.

또, 이달 10일에는 청와대 경호처 5급 공무원이 서울 마포구 술집에서 시민을 마구 폭행하고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려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23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청와대 비서실과 국가안보실 소속 비서관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을 갖습니다.

`내년 국정과제 목표 및 세부 이행계획`을 점검하는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 공직기강 문제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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