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할 中 '창어4호' 발사…미·러 추월할까

입력 2018-12-08 20:19  


인류 최초로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착륙할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4호`가 8일 발사됐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23분(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시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어4호를 실은 창정(長征)3호 로켓이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졌다.
창어4호는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해 미지 영역의 환경을 조사하는 임무를 맡았다.
창어4호 프로젝트 책임자인 장허는 "전에 이뤄진 적이 없는 달 뒷면 착륙과 탐사는 달의 지형과 토양 성분 등의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달과 우주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이번 임무가 성공한다면 비록 특정 분야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그간 맹렬히 뒤쫓던 미국과 러시아를 처음으로 제치게 된다는 점에서 중국의 `우주 굴기`를 상징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AP통신은 "만약 성공한다면 이번 임무는 달 탐사의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에서 중국 우주 프로그램을 선도적 지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달의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는 27.3일로 같다. 이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보인다.
1959년 옛 소련의 루나3호가 달 궤도에서 첫 사진을 찍어 전송하면서 인류는 비로소 달의 뒷모습을 처음 볼 수 있었다.
그간 유·무인을 막론하고 달 뒷면에 착륙하려는 시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지구와 달 뒷면과의 직접적인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착륙선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지구와 교신이 끊어지게 된다.
중국은 지난 5월 통신 중계 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를 쏘아 올리는 방식으로 이 같은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
췌차오 위성은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양측 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달 뒷면이 달의 앞면보다 운석 충돌구(크레이터)가 훨씬 더 많아 지형이 복잡하다는 점도 탐사선 착륙에 어려움을 주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2013년 달 앞면에 착륙했던 창어3호는 비스듬한 궤적을 그리며 달 표면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창어4호는 산처럼 돌출한 지형과 충돌을 막고자 수직에 가까운 궤도로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중국 당국이 아직 정확한 착륙 일정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일부 과학자들은 창어4호가 5일에 걸쳐 달까지 비행하고 나서 내년 1월 1∼3일께 착륙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창어4호의 목표 착륙 지점은 달 뒷면 남극 근처에 위치한 폭 186㎞의 폰 카르만 크레이터다.
창어4호가 무사히 착륙하면 착륙선 안에 든 무인 로봇 탐사차(로버)가 나와 본격적인 탐사 활동에 나선다.
140㎏ 무게인 무인 탐사차는 태양광 에너지와 자체 에너지를 병행해 사용하면서 달 뒷면의 토양과 광물 성분을 분석하는 한편 우주에서 오는 태양풍과 저주파 전파 등도 관측한다.
특히 창어4호의 착륙 지점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운석 충돌구로 알려졌다.
운석 충돌 당시 거대한 충격으로 달의 내부 물질이 외부에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달 뒷면 토양 채취를 통해 달 내부의 구조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과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또 온실 환경을 만들어 지구보다 중력이 낮은 달의 토양에서도 지구상의 식물인 애기장대가 자랄 수 있는지를 보는 실험도 진행된다. 또 창어4호에는 누에의 알도 실렸다.
창어4호 탐사차의 설계수명은 3개월이다.
그러나 2013년 창어3호에 실려 가 달 앞면에 착륙해 활동하던 `옥토끼호` 역시 설계수명이 3개월이었지만 972일이나 활동해 이번에도 실제 활동 기간은 더 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향후 로봇을 이용한 달 탐사 기지를 우선 건설하고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키는 단계를 거쳐 유인 달 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임무가 성공하면 중국은 2020년까지 창어5호를 추가로 발사해 달에 착륙시켰다가 수집 샘플과 함께 지구로 귀환시키는 한 단계 진전된 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2003년 첫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은 미국, 러시아보다 뒤늦게 우주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과 당·정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달 탐사 분야 외에도 우주정거장 운영에서 이미 상당한 노하우를 쌓는 등 `우주 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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