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업계가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습니다.
내년도 경기 침체와 증시 부진이 예상되면서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등 감원 칼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지점 수는 998개.
사상 처음으로 지점 수 1,000개 아래로 떨어졌는데, 2010년 말과 비교하면 8년 사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지점이 줄어들면서 증권사 임직원도 2011년 4만4천명에서 현재는 3만6천명으로 급감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추세가 최근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2016년 현대증권과 합병하며 통합 증권사로 출범한 KB증권은 이번달에만 지점 3개를 줄인데 이어, 최근엔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올해 안으로 완료한다는 방침을 확정했습니다.
현재 임금협상중인 미래에셋대우도 상황은 마찬가지.
올해 들어서만 19개 지점을 통폐합했고, 임직원은 130명이나 줄었습니다.
여기에 최근 일부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회사에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어려워진 살림살이가 구조조정의 원인이란 분석입니다.
지점 방문 대신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는데다, 증시 부진으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감한 겁니다.
더욱 심각한 건 이들 대형 증권사의 희망퇴직 움직임이 증권가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미 일부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지점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나아가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입니다.
<전화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음성변조)
"대형사의 경우 M&A 이슈로 인해 추가적인 구조조정 필요성이 증가해왔다. 이렇게 대형사에서 구조조정이 확대되면 중소형 증권사로 그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증시 부진에 증권업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
수익성 확보를 위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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