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풀' 갈등 심화…17일 정식 출시 어려울 듯

입력 2018-12-11 20:34  


`카카오[035720] 카풀`을 둘러싼 갈등과 논란이 택시기사 분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고조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택시 업계는 카풀 반대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태세인 데 반해, 카카오는 다음 주 출시 계획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카풀 서비스를 향한 의지는 변함이 없다. 여당 내 태스크포스(TF)가 급히 중재에 나섰지만, 불이 꺼질지는 미지수다.
애초 카카오는 지난 7일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카풀 베타(시험) 서비스를 시작하고 오는 17일에는 모두가 쓸 수 있는 정식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다.
택시 업계의 반발과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 등 걸림돌에도 오랜 기간 준비한 카풀 서비스를 더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 출시를 강행한 것이다.
여기에는 택시 잡기가 힘든 연말연시를 맞아 카풀 쪽에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가자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 10일 한 택시기사가 카풀 서비스에 항의하며 택시 안에서 분신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베타 테스트 당시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더불어민주당 카풀·택시 TF는 분신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1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전현희 TF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공유경제 도입으로 생존권을 위협받는 택시산업에 보다 근본적이고 전향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며 "이번 주말이 가기 전 최종적인 안을 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설 태세다. 카카오T 앱 삭제·호출 거부 등 단체 행동과 함께 국회 앞 천막농성과 20일 대규모 집회 등을 예고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30년간 택시 운전을 한 개인택시기사 맹모(59)씨는 "카카오가 택시요금의 70~80%만 받고 카풀을 제공하면 택시기사들은 빈 차로 길거리를 돌아다녀야 한다"며 "17일 카풀이 시행되면 많은 택시가 운행을 중단해 교통대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풀 서비스의 위법성 논란도 그치질 않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경진 의원은 "카카오는 카풀 기사의 직업 여부에 상관없이 기사를 모집하고 승객 역시 직업 여부를 따지지 않고 있다. 불법 유상 운송을 방조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고발 및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카카오모빌리티는 숨진 택시기사를 애도하는 입장문에서 "정식서비스 개시 일정 등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현안에 대해 열린 입장으로 정부와 국회 등 관계 기관, 택시 업계와 함께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17일 정식서비스 개시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마냥 서비스를 늦추는 것이 능사가 아니란 점에서 카카오는 여론의 흐름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출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교통 부문에서 가시적인 재무적 성과를 내야 하는 압박이 있는 데다 카풀 서비스 출시에 연말이 적기라는 판단도 여전히 유효하다.
카카오가 주춤한 사이 경쟁 업체들이 야금야금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실제로 SK텔레콤[017670]이 지난달 5일 내놓은 택시 호출 서비스 `T맵택시`는 할인 공세 등에 힘입어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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