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연금 제도를 조금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현재 9%인 보험료율을 12~13%로 인상하는 대신,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50%로 올려 노후소득을 더 높여주자는 건데요.
하지만 정부가 '4지선다형' 개편안을 발표하며 결정을 국회로 넘겨 연금개혁 논의가 또 다시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전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국민연금 개편안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반려된 지 한 달여 만에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으로 발표됐습니다.
개편안은 4가지로,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최대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해 국민연금을 더 내고 더 받게 하거나 기초연금을 올려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습니다.
국민연금에 기초연금을 결합해 은퇴 후에도 매월 150만원 수준의 실질 생활비를 보장해주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공적연금이 지향하는 목표를 분명히 하겠다. 적절 노후 생활비가 약 150만원 수준이 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하겠다"
첫번째안은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0%라는 현재의 안을 유지하는 것이고, 두번째안은 기초연금을 2022년 이후 40만원으로 올려 소득대체율을 40%로 맞추는 안입니다.
세번째안은 소득대체율을 45%로 올리기 위해 보험료율을 2021년부터 5년 마다 1%포인트씩 인상해 2031년까지 12%로 올리는 안이며, 네번째안은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되, 보험료율은 같은 방식으로 2036년 13%까지 인상하는 안입니다.
다만 이번 개편안은 '정부안'일 뿐이어서 국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의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비로소 최종안으로 확정됩니다.
2020년 총선과 2022년 대선을 앞둔 정치일정을 고려하면 정치권이 국민적 거부감이 큰 연금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낮은만큼 입법화 과정에서 표류할 우려가 높습니다.
앞서 2007년에도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이 보험료율 인상을 추진했지만 현재 야당인 자유한국당(당시 한나라당)이 반대하면서 반쪽 개혁이 된 사례가 있습니다.
더욱이 보험료율 인상안이 채택되더라도 2021년부터 적용되는 것이어서 이번 정부가 비난여론을 피해 '면피용' 개편안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개편안에 재정안정화 방안이 빠져 미래세대에 부담만 지우는 격이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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