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필리핀 아동 10년간 남몰래 후원사실 알려져

입력 2018-12-19 21:20  


최근 별세한 `아버지 부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과거 10년간 필리핀의 7세 소년을 `필명으로` 남몰래 후원해 온 사실을 그들 사이를 연결해 준 비영리단체가 밝혔다고 미국 CNN이 보도했다.
아버지 부시는 티모시라는 이름의 이 소년의 교육, 교과외 활동, 식사 등을 위해 전달되는 돈을 보냈고 관련 내용을 담은 부시의 편지 일부를 비영리단체가 언론에 공개했다.
아버지 부시 측 대변인인 짐 맥그래스는 부시의 편지들이 진짜라는 점을 확인했다.
후원이 개시되자 부시 전 대통령은 필리핀 소년에게 곧바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부시는 2002년 1월 24일 보낸 첫 편지에서 "처음부터 티모시를 사랑하고 있었다"고 적었다.
부시는 2001년 워싱턴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콘서트에 참석했다가 소년을 도울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컴패션 인터내셔널` 웨스 스태퍼드 전 회장은 "당시 뮤지션들이 대부분 기독교인이고 그들이 우리의 임무를 믿고 있었다. 청중들에게 우리를 소개하면서 후원 의사를 물었다"고 말했다.
스태퍼드는 "경호원에 둘러싸인 채 청중석에 앉아있던 미스터 부시가 갑자기 손을 들고 팸플릿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부시의 경호팀은 팸플릿 내용이 진짜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비상`이 걸렸지만 부시의 후원을 막을 순 없었다.
부시 경호팀은 스태퍼드에게 "소년을 후원하려면 소년이 그의 후원자가 누구인지 몰라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따라 부시는 그의 모든 편지에 `조지 워커`라는 이름으로 서명했다고 스태퍼드는 전했다.
부시 경호팀은 티모시의 안전을 염려했다. 티모시가 전직 미국 대통령과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라는 걸 사람들이 알게 되면 `타깃`이 될 수 있고 이를 우려한 것이다. 부시의 편지가 경호 규칙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부시의 한 편지에는 반려견의 사진이 담겼다. 편지 곳곳에는 후원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을 만한 암시적 표현이 사용됐다. 부시는 그가 크리스마스 때 백악관에 초청될 만큼 유명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티모시는 17살로 후원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그의 후원자가 부시라는 사실을 몰랐다. 이후 비영리단체 측이 필리핀을 찾아가 티모시를 만나 후원자의 신원을 알려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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