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상의 회장 "중장기 경기하강 우려…성장·분배 담론서 벗어나야"

김정필 부장

입력 2018-12-2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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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내년 우리 경제 전망, 규제 등과 관련해 "획기적인 노력이 있지 않으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중장기적 하락세와 하방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활력을 되찾기 위한 정부와 국회의 규제개혁 노력을 강한 어조로 촉구했습니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용만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집무실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송년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우선 근본적인 개혁조치가 제대로 이뤄진 게 없다"면서 "촘촘한 규제 그물망, 서비스산업 진출 장애 등이 모두 그대로 있고 내수 부진 요인도 그대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용만 상의회장은 외부 여건과 관련해 "글로벌 경제가 꺾이기 시작했고,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그대로 갈 것 같고, 보호무역주의는 세계무역기구(WTO)를 무력화하는 수준"이라며 "다만 내년 예산이 증액되고, 정부가 재정 조기 투입과 주력 사업 지원 방침을 내놓은 것은 경기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는 데 이런 부분들이 기업 역동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재원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는 게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하락세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서는 "마치 이번 정부 들어서 그렇게 만든 것처럼 자꾸 이야기하는데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어느 한 정부에 다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카풀 서비스, 협력이익 공유제, 집중투표제 등을 둘러싼 사회 갈등 심화와 관련해 박 회장은 "아무도 십자가를 지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규범이 작동하지 않고 아무도 십자가를 지지 않는 이런 분위기 때문에 규제 관련 법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박 회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그나마 현실적인 접근을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기본적인 입장은 `받는 것 나누기 실제 근무시간`이라는 대법원 판례대로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최근 난항을 겪고 있는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상당히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반대하고 대립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박용만 회장은 이어 "정 안되면 다른 지역, 다른 산업에서라도 시도했으면 좋겠다"면서 "광주형 일자리의 경우 현대차와 민주노총 간의 문제가 있다면 다른 곳에서 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법개정안에 대해서는 "법의 문제가 있고, 규범의 문제가 있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유난히 규범이라는 룰이 작동을 안 하고 법만 작동한다"며 "규범으로 해야 할 일을 다 법으로 해결하려다보니 해결책이 안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20대 국회 들어와서도 기업관련 법안이 1500여개가 발의됐는데 800개 이상이 규제 법안"이라며 "지금도 규제 때문에 죽겠다는데 800개씩 더할 규제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습니다.

박 회장은 “이념이나 이해득실에 따라 성장과 분배 중에서 취사선택을 하라는 것은 시대의 논리가 아니고, 이런 이념적이고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면 상호불신의 벽만 높아진다”며 성장과 분배와 관련한 담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시장에서 자발적 성장이 이뤄지도록 규제나 제도 같은 플랫폼을 바꾸고, 분배를 위해서도 양극화 해소나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며 성장과 분배의 동시추진을 강조했습니다.

분배 방법론에 대해서는 "민간 자원을 이용하기보다 가급적 정부의 직접적인 분배정책을 써야 할 때"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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