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대표 ‘씬스틸러’ 배우 이봉련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16일 개봉한 우민호 감독의 신작 ‘마약왕’에서 이봉련은 찰나의 밀도 높은 연기를 선보이며 충무로 ‘믿고 보는 배우’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특유의 존재감을 발휘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봉련은 영화 ‘마약왕’에서 뛰어난 눈썰미, 빠른 위기대처능력, 신이 내린 손재주로 단숨에 마약업을 장악한 이두삼(송강호 역)의 여동생으로 분해 극의 활력을 더한다.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까지 세력을 확장하는 이두삼 세력의 중추 역할을 소화하며, 이봉련은 예민하게 전개되는 극의 쉼표 역할을 압권으로 소화했다.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이다.
영화 속 이봉련의 등장은 스크린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작년 8월 개봉해 1200만 관객 수를 훌쩍 넘긴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 이봉련은 순간의 찰나에 빛나는 연기를 보여줘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극 초반 데모 시위로 한창인 서울 거리에서 택시 기사(송강호 역)에게 공짜로 택시를 얻어 타는 만삭의 여인으로 등장했다. 짧은 순간에 극에 몰입도를 높이며, 당시 첨예했던 시대상을 완성하는데 큰 몫을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이봉련은 올해 10월 개봉해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과 담백한 연출로 누적 관객수 370만명을 훌쩍 넘긴 영화 ‘암수 살인’에서도 밀도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 연쇄살인마 강태오(주지훈 역)의 진실을 알고 있는 친누이 역으로 열연했다. 형사 김형민(김윤석 역)의 탐문에 흐느끼며 복합적인 감정을 탁월하게 표현했다. 인상적인 눈빛 연기와 섬세한 감정연기로 어린시절의 아픔을 지닌 캐릭터를 완벽 소화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다. 올해 5월 개봉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에서 이봉련은 사라진 해미(전종서 역)을 찾아 헤매던 종수(유아인 역)와 대면하며 관객에게 생각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친언니 역을 맡아 열연한 바 있다. 작년 6월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서는 극의 초반부에 등장해 극 중 미란도코리아 안내데스크에 앉아 사라진 옥자를 찾아 방문한 미자(안서현 역)을 성가신 듯 반긴다. 무심하게 내뱉는 “전화로 하세요. 전화” 대사를 통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처럼 이봉련은 극의 밀도를 더하는 드라마틱한 연기로 충무로 대표 감독의 수작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대한민국 대표 씬스틸러’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드라마, 영화, 연극을 종횡무진 오가며 2018년 빛나는 열연을 한 배우 이봉련은 올해 12월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에도 출연했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은 신개념 1인극으로 관객 참여형 연극이다. 영국 출신 던컨 맥밀런(Duncan Macmillan)의 원작으로 2013년 러들로 프린지 페스티벌, 에딘버러, 호주의 퍼스 등 다양한 해외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봉련은 지난 25일 막을 내린 극에서 관객과 밀착 소통하며, 공연 내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다양한 작품에서 굵직한 행보를 이어나가며, 매 작품마다 대체 불가한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이봉련의 2019년 활약이 기대된다.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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