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61달러(3.5%) 하락한 44.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뉴욕 증시 주가 지수 움직임을 주시했다.
전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0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증시가 이날은 재차 불안하다.
미 행정부가 중국 화웨이와 ZTE(중신통신)의 장비와 부품 구매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 등으로 미·중 간 무역협상에 대한 긴장이 재차 커졌다.
중국과 미국의 협상단이 다음 달 중국에서 협상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지만, 시장은 양국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더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비난을 내놨다.
미 정부의 부분 폐쇄(셧다운)이 길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다우지수가 장중 한때 600포인트 이상 내리는 등 증시가 전일 급등에서 후퇴해 여전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원유 투자 심리도 동반 악화했다.
연말 원유 시장에 특별한 재료가 불거지지 않는 가운데 최근 유가는 증시에 연동해 등락하는 중이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중요 원유 관련 소식이 부재한 가운데 유가는 이번 주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는 증시의 꽁무니를 따라다니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일 유가가 주가지수 급등에 연계해 9% 가까운 폭등세를 기록했지만, 시장 심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산유국이 내년부터 하루 평균 120만 배럴 감산에 나서지만, 미국의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내년 상반기 러시아가 300만~500만톤 가량의 산유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내년 총 산유량은 5억5천600만 톤으로 올해와 거의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하루평균 1천112만 배럴 가량의 산유량에 해당한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빨리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도 커졌다.
JBC에너지의 조나한 그로스 연구원은 "약세장의 공포가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CMC 마켓츠의 마가렛 양 시장 분석가는 "유가가 바닥을 형성하려면 수급이 균형으로 되돌려졌고, 펀더멘털이 개선됐다는 보다 명확한 신호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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