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28일 "여러분께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지난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 군이 세상을 떠났다"며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1962년생인 고인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86년 김현식의 백밴드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인생을 출발했다.
1987년 밴드가 와해한 뒤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객원 세션(퍼커션)으로 활동하다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로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로 데뷔,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2002년 발표한 7집 `브라보, 마이 라이프!`(Bravo, My Life!)는 `밴드는 10년을 넘기 어렵다`는 징크스를 깨고 외환위기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에게 희망가가 됐다.
아픔도 컸다. 전태관은 2012년 신장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암세포가 어깨뼈와 뇌, 두피, 척추, 골반까지 전이돼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 4월에는 부인이 암 투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슬하에는 딸 한 명을 뒀다.
지난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올랐던 게 공식 석상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모습이 됐다. 최근 동료 멤버 김종진은 후배들과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이란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헌정 음반을 내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오혁, 윤도현, 십센치, 윤종신, 배우 황정민, 데이식스, 대니정, 이루마, 장기하, 어반자카파 등이 참여했다.
김종진은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며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고 추모했다.
이어 "그는 생전에 드러머로서 얻을 수 있는 모든 영예를 누렸다"며 "연주곡 `항상 기뻐하는 사람들`로 혜성같이 나타나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어떤 이의 꿈`,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팬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곡들을 차트에 남겼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전태관 군은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며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해달라"고 당부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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