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2%) 상승한 45.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초반 46.53달러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폭을 거의 반납했다.
올해 들어서는 25%나 떨어졌다. 2015년 30% 이상 하락한 이후 최악의 연간 하락률이다.
유가는 2014~2016년의 뚜렷한 하향세 이후 나타난 2년 6개월간의 회복 흐름을 올해도 이어갔지만, 4분기에 급락세로 돌변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10월만 해도 유가는 거의 4년래 최고치에서 거래됐지만, 이후 40%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에도 최근 유가를 끌어내린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 우려 등이 이날도 시장을 지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진전이 있다고 밝힌 영향으로 WTI는 장 초반 2% 이상 오르기도 했지만, 시장은 중국의 12월 제조업 활동이 부진한 점에 더 주목하며 상승 폭을 내줬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필린 원유시장 분석가는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가 다시 늘어났다"며 "무역 전쟁이 글로벌 경제 성장과 원유 수요를 줄일 것이라고 모든 이들이 믿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유가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32명의 이코노미스트와 애널리스트는 브렌트유가 평균 69.13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에는 71.76달러였다.
모비우스 리스크 그룹의 존 사우서 분석 부대표는 "주식시장이 하루 500포인트씩 내리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최근 유가 움직임을 볼 때 OPEC은 연준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에 완전히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유가를 짓누른 미국 공급 증가 우려가 다소 잦아들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선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의 닐 딩먼 원유 주식 분석가는 "미국 내 저가 문제를 치료할 방법은 저가에 있다"며 "이미 많은 미국 생산자들이 후퇴하기 시작했고, 중소기업 중 3~4곳이 이를 결정한다는 얘기도 듣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셰일오일 지역인 텍사스주 주변 일부에서 생산이 약간 줄어들기 시작한 만큼 1분기나 2분기에 미국 생산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며 "OPEC이 내년 시장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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