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효과 없다"…전망치 낮추는 증권사

방서후 기자

입력 2019-01-03 11:08   수정 2019-01-0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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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기해년 새해 접어들어 우리 증시도 벌써 2거래일째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리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 지 투자자분들의 관심이 많을 텐데요.

    하지만 지난해 코스피 3천 포인트를 제시하던 증권사들이 어째 올해는 몸을 사리는 모습입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와 알아 봅니다.

    올해 증권사들이 제시한 코스피 밴드가 지난해보다 대폭 낮아졌다면서요?

    <기자>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코스피 밴드는 1,840선에서 2,550선 사이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증권사들이 코스피 밴드로 2,350~3,150 포인트를 제시했던 것을 감안하면 목표치가 크게 낮아진 겁니다.

    무엇보다도 코스피 상단이 2,260 포인트에서 2,550 포인트, 하단이 1,840 포인트에서 2,050포인트로 폭넓게 나타났는데,

    하단으로만 놓고 보면 바닥을 2천 포인트 이상으로 전망한 증권사들이 극히 적을 뿐 아니라 5년 전으로 퇴보한 수준입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매년 비교적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던 IBK투자증권이 1,840~2,260선으로 올해도 가장 낮은 축의 밴드를 제시했고,

    교보증권이 2,050~2,550선의 가장 높은 축의 밴드를 제시했습니다.

    증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전망치를 거듭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폭락장을 맞이했을 당시 2,100 포인트에서 2,520 포인트를 제시했던 유안타증권은 연말에 하단 1,950 포인트,

    상단 2,500 포인트로 특히 하단을 크게 낮춰 코스피 밴드를 다시 제시했고요.

    지난해 마지막주 2,010~2,530 포인트를 제시한 SK증권은 불과 3일 만에 전망치를 1,950~2,200 포인트로 대폭 낮췄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지난해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여러가지 악재들이 올해에도 별 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걸까요?

    <기자>

    네 맞습니다. 증권사들이 지난해 코스피가 3천 포인트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던 이유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시장에 긍정적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인데요.

    연초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에 불을 붙이면서 신흥국 증시가 가파르게 하락했고,

    연이은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은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 크게 일조했습니다.

    올해도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점점 심화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 분쟁 등의 악재가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 한국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 그 중에서도 반도체 관련 지표들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코스피 상장사들의 이익 성장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곧 있으면 발표될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미 코스피 12월 말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5조700억원을 기록하며 한달 전인 11월 대비 8.8% 낮아진 상황에서,

    4분기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의 괴리가 금융위기 이후 약 5조원, 컨센서스 대비 약 24% 가량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코스피 상장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은 40조원을 내다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통상 1월에는 증시가 반등한다고 해서 1월 효과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전혀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인가요?

    <기자>

    코스피 상장기업의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올해 1분기말까지 추가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수 상승을 점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사실 1월 효과라는 말도 모순이 있는데요.

    지난 1997년부터 1월 수익률을 보면 하락한 경우보다 상승한 경우가 조금 더 많을 뿐이지 항상 1월에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이 모두 상승한 경우는 11번, 둘 중 하나만 상승한 경우는 각각 3번, 모두 하락한 경우는 5번입니다.

    업종별 수익률로 봐도 상승 확률이 70%를 넘는 업종이 없고, 30%를 하회하는 업종도 없기 때문에 특정 방향성에 베팅하기는 힘들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입니다.

    <앵커>

    그러면 도대체 투자자들은 올해 증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도 여러 가지 변수가 얽혀있는 만큼 순탄한 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국내 증시를 자극할 수 있는 대외 요인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휴전 여부, 미국 경기 둔화 속도가 어느 정도일지 등이 있는데 모두 어느 방향으로 진행될지 예측이 어려운 변수입니다.

    여전히 안갯속인 유럽 브렉시트 정국과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와 자동차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 같은 대내 변수도 무시할 수 없는데요.

    때문에 앞서 말씀드린 목표치가 크게 낮아진 코스피 밴드 마저도 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나올 수 있는 숫자인 만큼 이같은 변수가 지속된다면 언제나 하방은 열려 있다, 고로 개별 종목 위주로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게 대부분 증권사들의 의견입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어떤 투자 전략을 제시했죠?

    <기자>

    증권사별 투자 전략을 조합해보면 크게 정책 수혜주, 기관 수급이 몰리는 업종, 주가 대비 이익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 등으로 나뉘는 데 결국 실적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실적 성장을 전제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했을 때, 시장이 빠질 때 덜 빠지는 방어주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업종별로는 게임과 유통, 종목별로는 펄어비스, 현대백화점이 방어주 내에서도 저평가돼 있다고 증권사들은 보고 있습니다.

    하락장에 빛을 발하는 배당주 역시 증권사들의 단골 추천 테마입니다. 국내 시장금리 수익률이 2.1%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배당 수익률을 밑돌았고,

    올해 강세장 가능성이 제한되는 상황이라면 배당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 에너지, 통신 업종에 속한 종목들이 올해에도 투자자들에게 많은 배당금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통신업종은 5G 이동통신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업종으로도 꼽힙니다.

    이밖에 지난해 유일하게 연초 대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보여준 조선 업종이 올해에도 LNG 수요 증가 등으로 실적 개선이 점쳐지고 있고요.

    성장주 중에서도 글로벌 인프라 투자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기계 업종, 글로벌 팬덤 확대와 유튜브를 비롯한 OTT 시장 성장에 따른 엔터·미디어주 등이 수혜주로 거론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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