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인하로 경기둔화 대응…130조원 풀었다

입력 2019-01-0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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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 전쟁의 충격파 속에서 중국의 경기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중국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지급준비율을 인하해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4일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현행 지준율은 대형 은행의 경우 14.5%, 중소형 은행의 경우 12.5%다.
지준율은 자금 수요가 몰리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오는 15일과 25일 각각 0.5%포인트씩 하향 조정된다.
인민은행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지준율 인하로 추가로 풀리는 유동성은 1조5천억 위안(약 245조원) 규모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기관의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을 회수하고 추가로 공급하지 않기로 해 이를 통해 회수되는 부분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추가로 공급되는 유동성은 8천억 위안(약 130조원) 규모다.
중국은 경기둔화 조짐이 나타난 작년 4차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둔화 추세가 뚜렷해진 올해 지준율이 서너 차례 인하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 속에 소비, 생산, 투자 등 중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눈에 띄게 악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이번 지준율 인하는 급격한 경기둔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6.5%까지 떨어졌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공업기업의 이익 증가율 역시 약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중국의 경기둔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민은행은 실물 경제를 지원하고 융자 비용을 줄이도록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면서 향후 `온건한` 화폐 정책을 지속해 펴나가는 가운데 돈줄을 풀고 조이는 강도를 적절하게 조절해 물이 넘쳐 흐르듯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작년 말 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2019년 `온건한` 화폐 정책을 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간 중국 정부는 `온건하고 중립적인`(穩健中性) 화폐 정책 기조를 표방해왔는데 이번에는 `중립`이라는 단어를 뺐다. 이를 놓고 중국 정부가 향후 경기 상황 변화에 대응해 더욱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펼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인민은행은 자국의 통화 정책 방향이 지나치게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인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준율 인하는 여전히 정책 목표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온건한 화폐 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며 "8천억 위안의 장기 자금을 공급함으로써 중소기업과 민영기업 등 실물 경제 분야 대출 자금원을 효율적으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서 금융 관계자들과 좌담회를 주재하고 지준율 정책 도구를 잘 운용함으로써 민영기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융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해 지준율 추가 인하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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