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 부동산가격 이상 급등…중국인이 왜

입력 2019-01-07 08:00   수정 2019-01-07 08:16

일본 고도 교토(京都)의 주택과 고층맨션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중국 부자들이 `별장용`으로 구입하고 있어서다.

중국인 대상 부동산회사인 `다니마치군(谷町君)`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주로 임대수입이나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을 구입하는 도쿄(東京)나 오사카(大阪) 등지와는 달리 교토에 부동산을 사는 중국인의 구입 목적은 `별장용`이 많다.

다니마치군은 무역과 인터넷 통신판매사업을 하는 중국인들이 2016년 3월 오사카시 다니마치에 설립한 부동산 회사다.

최근 이 회사 직원의 안내로 교토의 부동산 몇건을 둘러본 중국인 남성 고객은 시내 주택가에 있는 1억 엔(약 10억 원) 상당의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혹시 아이들이 유학할 때 쓸지 몰라서"라는게 그가 밝힌 구입 동기였다. 리모델링에만도 수천만 엔(수억 원)을 들였다고 한다.

다니마치군에 따르면 3년여 전부터 중국인의 교토 부동산 구입이 늘고 있다. 사장인 추이링(崔玲. 35)은 "중국인에게 교토는 특별하다. 중국에 비해 역사적유물들이 잘 보존돼 있는 곳"아라고 말했다.

고객은 자산 100억원이 넘는 부유층이 대부분이다. 임대수입이나 시세차익을 겨냥한 중국인의 구입이 많은 도쿄나 오사카 등지와 달리 교토의 경우 "별장을 갖고 싶어서" 사는 경우가 특히 많다.

다니마치군은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등 중국 대도시의 고급 호텔에서 투자설명회를 연다. 지인의 소개로 설명회에 참석하는 고객도 많다. 이 회사가 그동안 일본내에서 중국인 고객에게 소개한 물건은 500여건. 이중 교토시내의 물건이 100여건이다.

나카교(中京)구와 시모교(下京)구, 히가시야마(東山)구의 물건이 인기다.

중국 유명 기업의 한 임원은 "교토의 가모가와(鴨川)가 좋아서" 수천만 엔(수억 원)에 맨션을 샀다. 그의 친구는 "자녀가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에 유학하고 있어서" 맨션을 구입했다.

1천만 엔(약 1억 원) 정도의 중고 물건은 즉석에서 구입을 결정하는 일도 흔하다. 저자거리에 있는 주택에도 관심이 높다. 추이링 사장은 "중국 사람들에게는 교토의 전통이 배어있는 물건이 적어졌다는 이미지가 있어 지금 물건을 확보해 두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물건확보를 위해 작년 봄 주교구에 교토지점을 신설했다.

교토시 사쿄(左京)구에서 30년 이상 영업해온 부동산회사에 따르면 헤이세이(平成)가 시작된 1989년께 1억엔이 넘던 교토시 중심가의 맨션 시세는 90년대 전반 거품 붕괴후에 4분의 1 값으로 폭락했다. 20년전 IT(정보기술) 거품경기를 지나 서서히 상승했지만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시세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건 2011년께 부터다. 교토시 중심부에서는 신축 당시 3천500만 엔(약 3억5천만 원)이던 방 3개짜리 3LDK 구조가 15년이 지난 지금 5천만 엔(약 5억 원)이 넘는다. 현지 부동산업체 사장은 4일 아사히(朝日)신문에 "현지 주민들은 맨션을 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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