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움직임은 마침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을 부각하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7일 중국 인터넷 매체 둥팡왕(東方網)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 공안국은 광둥성, 푸젠성 공안국과 공동으로 광둥성에 있는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제작 공장 2곳을 적발해 제작과 유통에 관여한 36명을 체포했다.
공안은 모조품 헤어드라이어 400여개, 반제품 1천500여개, 부품 20만여개를 압수했다.
상하이시 공안국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가 가짜였다는 소비자들의 신고를 받고 작년 8월 수사에 착수한 끝에 세계 최초로 `짝퉁 다이슨` 제조·유통업자들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검거된 일당들이 제조한 헤어드라이어는 일반인들이 겉으로 봐서는 진짜 제품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그러나 장시간 사용 시 과열이나 폭발 현상이 일어나 소비자들이 화상을 입을 우려가 크다고 공안은 설명했다.
모조품 제작·유통업자들은 전자상거래 사이트 등을 통해 해외 직접구매로 가격을 낮췄다면서 모조품을 진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의 중국 내 정가인 2천990위안(약 48만7천원)의 50∼70 가격에 팔았다.
이들은 작년 한 해 1천만위안(약 1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중국에 ▲ 지식재산권 침해 ▲ 중국 시장 진입 기업에 기술 이전 강요 ▲ 사이버 기술 도둑질 등 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미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뜻이 있음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인투자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마련했으며, 특허 침해 배상을 강화한 특허법 개정안 초안도 심의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연한 지식재산권 침해 문화가 높은 수준으로 개선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번에 중국이 가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제작·유통업자들을 단속하기는 했지만 자사 브랜드를 내걸고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와 무선 청소기와 흡사한 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차이슨`(차이나와 다이슨을 합친 말)이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자국은 물론 한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판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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