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대 응급진료학과 매슈 풀러 박사 등이 미 솔트레이크시티와 그 주변 도시 지역에서 2007∼2015년 유산한 이후 응급실을 찾은 1천300명 이상 여성들의 기록을 분석한 내용을 보도했다.
연구진은 유산 당시 여성이 공기 오염에 노출된 정도와 유산하지 않았을 때의 노출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산과 가장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요인은 유산 전 7일간의 이산화질소 농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간에 걸쳐 평균적인 7일간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34㎍/㎥였지만 최대 145㎍/㎥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산화질소 농도가 20㎍/㎥ 올라갈 때마다 유산의 위험성이 16% 상승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를 이끈 풀러 박사는 "이산화질소가 태아에 미치는 위험의 증가를 다른 환경적 요소와 비교하면 이는 흡연이 임신 초기 3개월간 유산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산화질소는 디젤차나 공장 등 화석연료의 연소 과정에서 생성되는 갈색의 유해한 기체다.
풀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유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른 지역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타주(州)의 이산화질소 농도는 런던이나 파리와 비슷하다.
가디언은 "오염된 공기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유산의 위험성에 대한 연구는 이전에도 이뤄졌지만 단기간 노출의 영향을 평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번 연구에서는 미세먼지의 농도와 유산 사이의 연관성은 통계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하지만 몽골과 이란, 이탈리아, 미국 등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다른 연구에서는 미세먼지에 대한 장기간 노출이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공기 오염이 태아에게 해를 끼치는 의학적 기제는 아직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오염물질이 태아에게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 그럴듯한 가설로 받아들여 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산화스트레스는 체내에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의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뜻한다.
풀러 박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시 지역의 전체적인 오염도를 낮추는 것"이라며 "여성들은 연중 오염도가 가장 높을 때를 피해 임신 시기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식과 불임` 저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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