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몸에 칠한 흰색 줄무늬, 벌레 퇴치효과까지?

입력 2019-01-16 18:13  


아프리카나 호주 원주민이 얼룩말처럼 몸에 흰색 줄무늬를 그려 넣으면 등에를 비롯한 각종 벌레에 덜 물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흰색 줄무늬를 가진 얼룩말이 단색 동물보다 벌레에 적게 물린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이런 점이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는 것이 새로 확인된 것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 대학 생물물리학과 가보르 호바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마네킹을 이용한 비교 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영국 왕립 오픈 사이언스 학회지(Royal Society Open Science)` 최신호에 밝혔다.
연구팀은 검은 피부 마네킹과 흰색 줄무늬를 칠한 마네킹, 연한 피부색을 가진 마네킹을 여름에 목초지에 세워놓고 8주에 걸쳐 비교 관찰했다. 마네킹 피부에는 엷게 접착제를 발라 접근하는 벌레가 달라붙게 했다.
그 결과, 검은 피부의 마네킹은 흰 줄 마네킹보다 10배나 더 많은 벌레가 달라붙었다. 연한 피부 마네킹보다는 2배 더 많았다.
연구팀은 "줄무늬 패턴이 벌레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아 원주민들이 몸에 그려 넣은 전통적인 흰색 줄무늬가 흡혈 등에를 차단하는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흡혈 등에는 피를 빨아먹을 뿐만 아니라 렙토스피라증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도 옮긴다.
아프리카와 호주 원주민들은 진흙과 백토, 재, 가축 분뇨 등을 섞어 몸에 흰색이나 회색 치장을 해왔으며, 이는 열대초원이나 숲에서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만 여겨져 왔다.
호바스 박사는 이와 관련 줄무늬 그림의 원래 목적은 벌레 퇴치가 아니었지만 우연히 그런 긍정적 효과도 갖게 됐다면서 "원주민들도 줄무늬 그림의 벌레 퇴치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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