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채용 정보로 혼란 겪은 취준생들
“상기 채용일정 및 인원은 기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2019년 기해년의 시작과 함께 ‘2019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가 1월 9~10일 양일간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올해 정부에서 첫 문을 연 채용박람회여서인지 전국 각지에서 몰려 든 취업준비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영하의 날씨와 매서운 바람도 이들의 취업 열기를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개막 전 긴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최 측에서 나눠 준 책자를 꼼꼼히 챙겨보는 관람객들이 있는가 하면 몇몇 취준생들은 책자에 줄을 그으면서 희망 기업의 채용 일정과 인원을 체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여전히 취업 희망 순위 1위 ‘공공기관’
이 같은 풍경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년 취업준비생들의 희망 취업 기업 1위는 단연 ‘공기업·공공기관’이다. ‘공무원=철밥통은 다 옛 말’이라는 모 공무원의 말이 무색하리만치 올해도 공공기관은 취준생들에게 인기다.
박람회장을 찾은 취준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공대 4학년생 이 씨(23·여)는 “박람회에 와서 보니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이 안 뽑아서 놀랐지만 그만큼 많이 쓰는 게 답”이라고 말했다. 올해 졸업 예정자인 최 씨(27·남)는 “4학년 때부터 취업 준비를 했는데, 그동안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궁금했다”며 “박람회에 와 보니 나름 잘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른 취준생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자신감도 얻어 잘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131개 공공기관 중 주요 기관들은 별도로 마련된 강의실에서 채용설명회도 열었다. 취준생들에게 주목을 받는 만큼 조금 더 알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한전, 한국도로공사, 남동발전 등 국내 주요 공공기관들의 채용 정보를 얻기 위해 강의실 앞뒤로 서서 듣는 취준생들로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오후 무렵, 채용설명회 현장을 빠져 나와 행사장에서 나눠 준 책자를 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채용설명회에서 인사담당자가 말한 올해 채용 일정과 인원이 책 속 내용과 다르다는 점이었다. 책자 속에는 131개 공공기관별 기업 소개와 더불어 ‘공기업’, ‘준정부기관’으로 나눠 2019년 채용계획이 표기돼 있는데, 동일 기관의 올해 채용인원이 다르게 게재돼 있었다. 단순 표기 오류라고 하기엔 틀린 기관 수가 많아 책자를 본 취준생들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앞·뒤 다른 채용 정보로 취준생들 혼란
행사를 주최한 기획재정부에 확인해 보니 행사 일정이 촉박해 전 공공기관의 올해 채용 계획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2019년도 채용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공공기관은 2018년 계획을 넘겼고, 심지어는 2017년 채용 계획을 낸 곳도 있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채용 계획을 수집한 12월에는 채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던 시기”라며 “그렇다보니 작년 기준으로 채용 계획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 자료를 넣고 책자 하단에 ‘상기 채용일정 및 인원은 기관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넣었으니 지원자들은 다시 한번 공고를 상세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박람회를 찾은 취준생들은 3만 명에 이른다. 행사장을 찾은 3만 여명의 관람객들을 비롯해 참여하지 못한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정부부처의 잘못된 정보로 자칫 취준생들의 1년 취업 농사를 망치는 건 아닐까 우려된다.
캠퍼스 잡앤조이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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