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국가신용등급 'AA-'로 유지

입력 2019-01-24 13:54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로 유지했다고 기획재정부가 24일 밝혔다.

이는 상위 4번째 등급이다. 피치는 한국의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피치는 대외건전성과 견조한 거시경제 성과, 지정학적 위험, 고령화·저생산성 등을 종합적으로 등급 결정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2.7%로 전년 3.1%보다 둔화했지만, 다른 `AA` 등급 국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득주도 수요 증대와 정부투자 확대 등 정책적 노력에도 민간투자와 수출이 둔화해 올해와 2020년 성장률은 2.5%로 떨어질 것으로 피치는 내다봤다.

최저임금의 2차례 인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고, 저숙련 일자리 창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피치는 내다봤다.

여기에 경제활동인구 감소, 조선업 등 구조조정도 영향이 있다고 피치는 분석했다.

피치는 앞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에 따른 하방 위험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한국에 직접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간접적인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피치는 봤다.

특히 지난해 견조했던 수출은 4분기에 둔화했고 최근 수개월간 반도체 수출 감소를 감안할 때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피치는 경고했다.

피치는 작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긴장이 완화했지만, 지정학적 위험은 여전히 한국 신용등급 제약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현재까지 비핵화 진전은 유엔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기에는 충분치 않으며, 외교적 진행 과정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내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진전이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한국이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도 견고한 대외순자산 상태에 힘입어 다른 유사 신용등급 국가보다 회복이 빨랐다고 평가했다.

또 올해 3월부터 외환시장 개입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 정책 투명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8.6%인 정부 부채는 AA 등급에 부합하지만, 재정 확대로 2022년 43.7%까지 증가할 것으로 피치는 예상했다.

인구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지출여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피치는 밝혔다.

피치는 GDP 대비 96.0% 수준인 가계 부채 증가세 지속은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충격 취약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최근 증가 속도가 둔화했으며, 높은 가계 자산이 금융 안정성 위험을 완화하는 형국이라고 봤다.

피치는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하면서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물가압력 완화 가능성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피치는 세계은행 거버넌스 지수 75%가 다소 낮은 수준이라고 언급하며 정부의 투명성 제고, 정경유착 해소 노력 등으로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AA 등급 중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전반적인 경제 발전 수준은 소득보다 높은 편이라고 피치는 지적했다.

피치는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지정학적 위험의 구조적 완화, 정경분리, 가계부채 악화 없는 성장률 상승 등을 꼽았다.

반면 한반도 긴장 악화, 예상하지 못한 공공부문 부채 증가, 예상보다 낮은 중기 성장률은 하향 요인으로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 신용평가사들에 최신 대북 진전사항과 한국경제 동향을 적시에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해 대외신인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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