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한진칼 경영참여' 여부 내달 1일 결정

입력 2019-01-27 17:01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국민연금의 `경영참여` 주주권행사 여부가 내달 1일 결정된다.
27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오는 2월 1일 오전 8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할지 결정한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의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이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 7.34%를 확보한 3대 주주다.
횡령·배임,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조양호 회장 일가의 일탈행위와 이를 막지 못한 이사회에 어떤 칼을 빼 들지 관심사다.
이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의 첫 `경영참여` 사례가 될 수 있어 기업에서도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3월로 예정된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조양호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이 있다. 사외이사 한 명도 임기가 끝난다.
한진칼에서는 석태수 대표를 비롯한 등기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조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조양호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의결권 행사 방침은 어렵지 않게 결정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에도 `과도한 연임`을 이유로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이나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 대한 이사해임 제안, 사외이사 추천, 횡령·배임 등으로 회사의 손실을 입힌 사람의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 제안 등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3일 기금위 산하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회의에서는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
총 위원 9명이 의견을 밝힌 가운데, 대한항공 경영참여 주주권행사에 대해서는 찬성 2명, 반대 7명이었고, 한진칼에 대해서는 찬성 4명, 반대 5명이었다.
찬성 측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반대 측은 단기매매차익 반환 등 기금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폈다.
현재 국민연금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대한항공과 한진칼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자본시장법상 수탁자 책임활동을 하려면 `경영참여`로 변경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먼저 지분 1% 이상 변동 때 5일 이내 신고해야 하고, 6개월 이내 발생한 매매차익은 반환해야 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지분 10% 이상을 보유 중인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를 할 경우 단기매매차익 반환에 100억원가량이 들 것으로 예측했다.
국민연금 내부에서는 경영참여 선언 시 목적 달성은 어렵지만 단기매매차익 반환, 투자전략 노출 등 손해는 분명해 `시기상조`라는 의견과 `한진사태`를 기회로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해 목소리를 내면서 `주총 거수기`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때라는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당장에는 손해가 생기더라도 적극적 주주권행사로 오너리스크 제거, 지배구조 개선 기반을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주가가 오르게 되면 국민연금의 `장기수익성 제고` 목표에 부합하게 된다"며 "기금위에서는 현실적 문제와 장기적 기대 등을 합쳐 토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위는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부 인사 5명, 외부 추천인사 14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기금위는 합의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표 대결을 하지 않고 토론을 통해 주주권행사 방향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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