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얘가 항암제야? 치료제야?"…유산균의 변신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1-28 16:55   수정 2019-01-28 17:10

최근 바이오기업들이 유산균 시장에 진출하거나 유산균을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나 비피더스와 같은 유산균은 우리 몸 속 대장에서 살고 있는 유익균들인데요.
유산균은 장 속에 살면서 해로운 세균을 물리치는 성질이 있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거나 다른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체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을 일컫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투바이오에서는 유산균의 변신과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술 개발에 대해 자세히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치열해지는 프로바이오틱스시장
대장(창자) 유산균하면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바로 프로바이오틱스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대부분 가장 흔한 병원균이 사용하는 젖산균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탄수화물과 설탕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식품산업에서 사용돼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는 산성(acid)에 약하기 때문에 위(胃)산이나 담즙이 분비되는 순간 죽게 됩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코팅기술을 사용하기도 합니다.(그래서 `랄라라 랄라~~장까지 살아서 간다는 광고 카피도 나온 것입니다.)
결국 장까지 살아간 프로바이오틱스균은 장 점막에서 젖산(산성)균을 생성하고 산성으로 번호된 대장(창자) 환경에서 견디지 못하는 유해균이 감소하게 하면서 장이 건강해지는 효과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시장 규모는 2011년 405억원에서 2017년 2,259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업체에서는 쎌바이오텍을 비롯해 제약사에서는 일동제약, 종근당, 식품업체에서는 한국야쿠르트 등이 격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건강기능식품업체인 쎌바이오텍이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대장암치료제 시장 진출을 위한 제4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는데요.
그렇다면, 쎌바이오텍에 대해 한 발 더 들어가 보도록 하죠.(모 방송매체 멘트 같지만, 약간 다릅니다.)
▲ 쎌바이오텍, 덴마크대사관의 추억
한 7여년쯤 일로 기억됩니다.
쎌바이오텍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는데, 장소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의 덴마크대사관이었습니다.
보통 기업설명회를 할 경우 장소는 호텔 프리젠테이션/미팅룸이나 아니면 여의도 식당(IR/PR 대행하는 업체들이 매번 기업공개전 간담회를 하는 전문식당 2곳이 있습니다. 열빈 아니면 스타차이나)에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는 "덴마크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점유율 1위(80%) 기록은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명준 대표는 "덴마크 유산균시장에서의 성공은 다른 유럽국가 수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함께 참석했던 피터 한센 주한 덴마크대사는 "쎌바이오텍처럼 한국기업이 덴마크에서 성공한 사례가 나오면서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의 경우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많이 섭취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왜 덴마크일까요?
정명준 대표는 조미료 `미원`을 개발한 대상그룹 연구원 출신입니다.
이후 세계적 유산균 회사인 크리스찬 한센이 있는 덴마크 왕립 공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은 후 귀국해 1995년 쎌바이오텍을 설립합니다.
정명준 대표는 유산균을 연구하다가 대장암에 효능을 보이는 김치 유산균을 발견하게 됩니다.

▲ `캐시카우 확보했다, 대장암치료제 개발한다`
하지만, 당장 사업을 펼치지 않고 기다렸습니다.(신약 연구개발비는 철저한 캐시카우(cash cow)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11월 경기도 김포 본사에 79억원(토지 포함 100억원)을 들여 대장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4공장을 건설한다고 밝혔습니다.
쎌바이오텍은 유산균을 활용한 경구용 대장암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위한 약물전달시스템(DDS)과 이를 활용한 항암치료용 재조합 유산균 2종에 대한 특허를 취득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된 후 쎌바이오텍은 2020년까지 5년간 50%의 정부 지원금과 자체 조달 자금 50% 등 총 70여억원을 투입해 대장암 치료제 개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 하반기 김치유산균 유래 대장암 후보물질 임상 착수
회사측은 대장암 신약후보물질에 대해 유효성 평가기관인 바이오톡스텍과 효능 검증을 완료하고 서울대 수의학과와 별도 효능 검증을 진행중입니다.
올 상반기 공장 건설을 완료한 후 하반기 대장암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임상1상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2일 쎌바이오텍이 개발중인 유산균을 기반으로 한 대장암치료제가 주가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 비피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
비피도는 장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인 `비피더스균`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하는 업체입니다.
비피도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지근억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벤처인데요.
지근억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딴 `지근억 비피더스`를 상품 브랜드화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말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습니다.
비피도는 독자적인 `BGN4`(비피도박테리움 비피덤)와 `BORI`(비피도박테리움 롱검) 균주를 활용해 향후 아토피피부염과 과민성 장증후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요.
비피도는 가톨릭대 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전임상시험(동물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아직 전임상 단계이기에 임상3상 완료까지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는 일명 TNF-a(종양괴사인자)가 발현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등이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 메디톡스도 뛰어든 유산균 시장
최근 보툴리눔톡신(보톡스) 제조업체인 메디톡스도 유산균 시장에 뛰어 들었습니다.
징키스칸이 즐겨 마셨다는 몽골 전통 발효주인 `마유주`의 유산균에 착안해 숙취해소 유산균 제품인 `칸의 아침` 개발에 나섰는데요.
`칸의 아침`은 숙취의 원인인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특허 유산균을 함유한 메디톡스의 첫 유산균 제품입니다.
이 제품의 주요 성분인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와 락토바실러스 퍼멘텀은 숙취를 유발하는 알코올과 아세트알데이드를 분해해 숙취해소 효과가 증명된 특허 유산균입니다.
메디톡스는 징키스칸이 전쟁중에 즐겨 마셨다는 몽골 전통 발효주 `마유주`의 유산균에 착안해 제품 개발에 착수했으며, 마유주`에 함유된 유산균과 동일한 균종 가운데 효능이 우수한 균주를 발견, 제품화에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유산균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시대로…제약사도 뛰어드는 시장
최근 유산균 관련 제품시장은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제품가격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유산균이 가지고 있는 효능을 이용한 제품들과 신약후보물질 플랫폼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마이크로바이옴`시장 역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동제약은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아토피 개선 프로바이오틱스(ID-RHT3201), 피부 주름개선 프로바이오틱스(ID-ACT3302), 콜레스테롤 개선 프로바이오틱스(ID-BBR4401), 치매예방물질 생성 프로바이오틱스(IDCC 3801) 등을 개발해 상용화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지난해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석기업인 천랩과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연구소(ICM)를 설립했습니다.
휴온스도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프로바이오틱스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분야 연구에 나섰습니다.
휴온스는 지난 25일 성남 판교 본사에서 지놈앤컴퍼니와 마이크로바이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한 진단, 치료 솔루션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협약의 주요 내용은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등과 같은 휴온스의 다양한 제품과 지놈앤컴퍼니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database)를 접목한 개인 맞춤형 제품과 진단, 치료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지놈앤컴퍼니는 의사 출신 CEO인 배지수 대표가 이끄는 회사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병용요법의 면역항암제를 개발중인 바이오벤처입니다.
▲ 의약품 상용화는 `걸음마` 단계
마이크로바이옴은 식품이나 화장품 개발에 쓰이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는 대부분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이제 전임상이나 임상1상 초기 단계이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겠지요.(신약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10년 정도이니까요.)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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