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증시 발목 잡나>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과 S&P500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다우지수가 0.25% 하락하면서 25106선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시장은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일 이전에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직접 밝히면서 협상에 먹구름이 꼈다는 분석입니다. 이렇게 ‘3월 1일’이라는 마감 기한 내에 사실상 미중 양측의 타결이 어려워지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감도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두 양대 축이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울 경우, 글로벌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실제로 애플이나 스타벅스 등 미국의 유명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었죠? 지난주에는 특히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가 세계 증시를 억눌렀었고, 여기에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이번 주 미국증시, 역시나 관련 발언 하나하나에 흔들릴 위험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미중 무역협상 데드라인이 사실상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초안조차 마련되지 못한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미중 양측이 어느 지점에서 동의하고, 어느 부분에서 동의하지 않은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초안조차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는데요, 미중 무역협상의 포괄적인 합의를 위한 ‘본질적인 요소’들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지금쯤 공동문서의 초안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이 같은 과정이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워낙 구조적인 문제에서 양국의 입장이 다른 만큼 이슈 하나하나에서 서로 타결점을 찾기가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주 14~15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고위급 협상을 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하기는 하지만, 합의 도출까지는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서 11일에는 차관급 실무 협상도 예정되어 있는데요, 먼저 큰 틀에서 개략적인 방향성을 잡아두고 하나하나 구체적인 지점에서 논의를 이어 나가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는 조언도 나왔습니다.
<갈피 못 잡는 반도체 기업들>
최근에 반도체 기업들이 생각보다 랠리를 펼치면서 관심 가지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이 같은 반도체 주가 반등에 골드만삭스가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주가 랠리가 반도체 수요 기대보다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놨는데요, “메모리 시장이 여전히 매우 약하다.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했던 마이크로칩 기억하시죠? 마이크로칩 CEO가 반도체 산업에 대해서 낙관적으로 제시하자 목요일 시장에서 반도체업종들이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오히려 정반대의 의견을 낸 것으로, 최근 반도체 주가의 강한 랠리 속에 나온 비판이라 더욱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럼 실제로 반도체주들 얼마나 상승했을까요? 반도체주는 작년 12월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이후에 올해 들어 두 자리대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작년 하반기 반도체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리고 중국 경제 성장을 둘러싼 우려로 비관론이 강했습니다. 여기에 아이폰 판매가 둔화됐다는 사실은 다 알고 계실테고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도 현저하게 낮아졌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공포에 대한 논쟁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됐다고 우려했고, 다른 IB들 역시 반도체 업종의 고통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미즈호 증권은 반도체주에 대해 약세론을 펼치면서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인 NXP 반도체의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는데요, NXP의 주가가 12월 이후 40%나 급등한 점을 미루어 볼 때 밸류에이션이 너무 가파르다고 설명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지난주 금요일에 0.1% 소폭 약세로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서 12%나 급등했는데요, 그래프를 살펴보시면 우상향 곡선 그리는 모습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들어 꽤 탄탄하게 올라오고는 있지만, 글로벌 IB들의 조언들도 살펴보시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세계 경제 '4대 먹구름'>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지적하며 각국 정부에 ‘경제적 스톰’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경고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정부 정상회의’에 참석해 “우리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성장하고 있는 경제를 목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실제로 지난번 중국의 부진한 GDP 발표, 지난주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 속의 증시 급락 등 현재 세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글로벌 경제를 훼손하는 이른바 ‘4대 먹구름’을 거론했습니다. 구름이 너무 많으면 한 번의 번개만으로도 스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가 꼽은 '4대 먹구름'은 1) 무역긴장과 관세 인상 2) 금융긴축 3)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 4)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 가속 입니다. 그 중에서도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첫번째 원인인 ‘무역긴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전개될 지 전혀 모르겠다. 다만 우리가 인지하는 것은 이미 무역긴장이 전 세계 경제 심리와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중 무역협상 '슈퍼위크'>
미중 무역긴장 여전히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입니다. 이번 주에는 특히나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일정들이 빽빽하기 때문에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데요, CNBC의 짐 크래머도 “이번 주 뉴욕증시의 향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전적으로 달려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우선 백악관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USTR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이 오는 14~15일 베이징을 방문해 양일간 고위급 회담을 벌인다고 발표했고요, 그 이전인 11일 오늘부터는 차관급 실무협상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주 내내 무역긴장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셔야겠습니다.
이렇게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할 예정인 가운데 구체적 성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매우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글로벌 타임스는 “전 세계 전문가들이 양국 간 무역협상의 해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미국 사회에 양국 간 무역전쟁이 종식될 수 다는 공통의 기대감이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마감 기한이 다가올수록, 양측이 모두 협상을 매우 타결짓고 싶어한다"라고 제목에도 보도가 되어 있는데요, 긴장은 계속 남겠지만 전체적인 큰 틀에 있어서는 합의가 가능하다고 전망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양국이 여전히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백악관은 고위급 회담 일정을 발표하면서 중국이 구조를 개혁하도록 압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에 중국은 기본적 경제 시스템과 첨단기술을 발전시킬 권리, 즉 중국제조 2025를 포기할 계획은 없어 보이는 만큼 과연 이번 주 협상 초안이 마련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양국 무역협상 마감기한, 만약 연장되지 않는다면, 오는 3월 1일까지인데요, 그 때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미국의 관세율이 25%로 인상됩니다.
한국경제TV 전세원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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