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12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뉴타운의 아이돌 스타`로 불린 아현뉴타운 신축 1호 단지 `래미안공덕5차`의 시세도 하락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13대책 직전인 지난 해 8월 말에서 9월 초 래미안공덕5차 전용 59㎡는 10억3000만원, 전용 84㎡는 12억원, 전용 114㎡는 14억5000만원에 매도되며 각각 평형별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해 12월 초 이 단지 전용 59㎡ 급매물은 9억4000만원에 매도됐다. 90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다만, 이 단지의 전세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말에서 9월 초, 이 단지 전세가는 전용 59㎡ 5억3000만원, 전용 84㎡ 6억400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초 전용 59㎡는 5억4000만원, 전용 84㎡는 6억5000만원에 전세로 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전체 흐름과 달리 전세가는 보합 내지 소폭 상승한 것이다.
이에 대해 래미안공덕5차 입주민 커뮤니티 운영자 신진수씨(43, 필립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부동산 거래가 둔화되면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고 뚜렷한 장점을 가진 단지들의 전세가가 상승하기도 한다"며 "완성 단계에 돌입한 아현뉴타운은 교통ㆍ상권ㆍ환경ㆍ교육을 모두 갖춘 주거지로 자리 잡았고, 아울러 아현뉴타운에 처음 터를 잡았던 래미안공덕5차의 입지적 가치도 전면 재평가됐는데, 이 때문인 듯 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래미안공덕5차는 삼성물산의 고급화 전략에 따라 준공된 아현뉴타운 신축 1호 단지다.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자들의 건축공학적ㆍ미학적 요구를 만족시키는 `아파트 품질` 및 사통팔달의 `교통 여건` 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공덕역 역세권 아파트이고 서울역 인근에 자리해 여의도ㆍ광화문 등 중요 업무지구 출퇴근 및 지방ㆍ해외 출장이 용이하다. 주요 쇼핑ㆍ여가 시설들 및 연세대ㆍ서강대ㆍ이화여대 등의 명문대들과 가까운 것도 큰 장점이다.
그렇지만 2011년 준공 당시의 상황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시기였고 아현뉴타운의 미래도 불확실해 보였던 탓이다. 아현뉴타운 사업은 2003년 공덕ㆍ아현ㆍ염리동 소재 8개 재정비촉진구역들이 2기 뉴타운지구로 선정되며 시작됐는데, 공덕5구역(래미안공덕5차, 2011년 입주)을 제외한 나머지 구역들은 여러 난제로 한동안 사업 속도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현3구역(마포래미안푸르지오, 2014년 입주), 염리2구역(마포자이3차, 2018년 입주), 마포로6구역(공덕SK리더스뷰, 2020년 입주 예정), 염리3구역(마포프레스티지자이, 2021년 입주 예정) 등의 후발주자들도 우여곡절 끝에 사업을 성공시켰다. 정비구역 해제가 된 지역은 염리4ㆍ5구역 뿐이다. 또한 아현4구역(공덕자이, 2015년 입주), 아현1-3구역(아현아이파크, 2017년 입주) 등 아현뉴타운 주변의 재건축ㆍ재개발 단지들도 잇따라 사업을 성공시켰다.
그러자 아현뉴타운과 그 일대는 1만 가구가 넘는 `소형 신도시`의 위용을 드러내게 된다. 이와 함께 래미안공덕5차의 주변 환경은 극적으로 변했다. 공사판으로 어수선했던 둘레가 신축 아파트들 및 편의ㆍ여가ㆍ공원ㆍ교육 시설이 가득한 환경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2014년에는 래미안공덕5차 501동 63미터 인근에 5000여평 규모의 하늘공원(쌍용산근린공원ㆍ쌍용산어린이공원)이 조성됐다. 지난 해 9월, 이 공원에는 `아현동 주민편익 복합시설`도 들어섰다. 해당 시설에는 국공립어린이집ㆍ육아종합지원센터ㆍ도서관ㆍ지역커뮤니티센터ㆍ정보화교육장ㆍ건강증진센터도 등이 입주한 상태다.
또한 2017년에는 대형 상업 시설인 `슬로우스퀘어`가 래미안공덕5차 508동 7미터 인근에 들어섰다. 래미안공덕5차 상가ㆍ슬로우스퀘어 상가ㆍ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상가는 700미터 남짓한 거리에 거의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다. 이 거리에는 유명 맛집 등 요식업체들을 비롯, 교육ㆍ문화ㆍ체육ㆍ의료 등 다양한 편의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근방의 공덕역과 대흥역 사이 백범로 구간에 형성된 학원가도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1만여 가구의 `래미안타운`이 자리잡은 곳에, 1만여 가구의 `아현뉴타운` 신축 단지들이 또 들어서면서, 학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제 대치동 유명 학원들도 이곳에 분점을 내고 있다. 문화강국을 꿈꾸었던 독립운동가 김구를 기리고자 명명된 이 도로 언저리는 이제 `백범로 학원가`로 불리며 `강북 1번지 학원가`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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