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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중국엔 이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삼성전자’로 불리는 세계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입니다. 이달 말 삼성전자와 일주일 간격으로 첫 폴더블폰 공개 일정을 잡을 정도로 기술력까지 따라잡은 스마트폰 제조기업이기도 하죠.
화웨이는 스마트폰 시장 진출 10년 만에 중국 내 1위, 지난해 3분기엔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를 한 자릿수 점유율 차로 뒤쫓고 있습니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휘고 접히는 디스플레이 소재 기술력까지 필요한 폴더블폰을 따라 할 정도로 격차를 좁힌 겁니다. 대체 화웨이는 어떻게 짧은 기간 세계적인 통신기술, 스마트폰 제조기업으로 성장했을까요?
華爲.(번성할 화, 다스릴 위) ‘중국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름 때문일까요? 화웨이는 성장 과정에 중국 정부의 도움을 크게 받았습니다.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통신장교로 일했던 런정페이(任正非)가 1987년 중국 선전(심천)에서 화웨이 테크놀로지를 설립할 때만 해도 유선전화 교환기를 전국에 내다파는 보따리 중개상에 가까웠습니다.
그랬던 화웨이는 독자 개발한 통신장비를 중국 군에 납품한 1992년부터 고속 성장을 시작합니다. 이후 중국 내 3G, 4G 통신망 구축에 참여하며 10년 만에 세계 3위 통신업체에 올랐고,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2017년엔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까지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화웨이는 2009년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듭니다. 아예 자회사를 만들어 스마트폰 두뇌라 할 수 있는 AP칩도 직접 공급할 정도죠. 스마트폰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화웨이의 매출은 지난해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화웨이는 단기간 성공한 이유를 대규모 연구개발과 특허 출원 덕분이라고 설명합니다. 실제 2018년 화웨이가 지출한 연구개발 비용은 14조 4천억 원. 삼성전자가 지출한 17조 원보다는 적지만, 미국 애플과 인텔보다 많은 돈을 연구개발에 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를 그대로 믿고 있지는 않죠. 중국 정부, 더 정확하게는 중국 공산당이 뒤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화웨이는 민간 기업이지만 기업 정보는 대부분 공개되지 않고 있고, 지분 구조는 런정페이 회장이 가진 1.4% 외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화웨이는 노동조합 소속 직원들에게 98.6%의 지분을 나눠줬다고 하지만 미국 정부와 의회는 이 지분을 중국 공산당이 소유한 것으로 의심합니다.
미국 국방부와 하원 정보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화웨이가 통신장비의 ‘백도어’라는 보안 허점을 만들어 중국 인민해방군의 사이버전에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미국 내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관의 관련 장비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행정명령에 서명한다면 앞서 미국 제재로 도산 위기에 몰렸던 ZTE와 같은 길을 가게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화웨이는 이달 말 미래 통신 기술을 집약한 5G 폴더블폰을 공개해 자신을 향한 의심을 뛰어넘으려 하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과연 삼성을 위협하는 기술기업임을 입증할지, 미완성된 실력만 드러내게 될지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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