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보유현금 100조 첫 돌파...반도체 덕분

입력 2019-02-17 08:28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슈퍼호황`에 힘입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현금 보유액이 1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엄청난 규모의 `현찰`을 보유하면서 설비·연구개발(R&D) 투자는 물론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재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보유액(연결 기준)은 총 104조2천100억원으로, 전년말(83조6천억원)보다 무려 24.7%나 늘어나며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현금 보유액은 기업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 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이다.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274조9천억원)의 약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2위 상장사인 SK하이닉스 시총(53조7천억원)의 2배,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차 시총(25조8천억원)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해 현금이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총자산은 연말 기준 339조3천600억원으로, 1년 만에 12.5%나 증가하며 역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금에서 차입금을 뺀 순현금도 89조5천5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현금 보유액이 20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무엇보다 반도체 사업을 중심으로 한 실적 호조로 무려 44조3천4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게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아울러 지난해 시설투자액이 전년(43조4천억원)보다 대폭 줄어든 29조4천억원 수준에 머물면서 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역대 최고 실적으로 현금을 확보한 덕분에 배당금 지급액은 전년보다 49.9%나 급증한 10조1천900억원에 달하면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2017년 8조3천500억원에 달했던 자사주 취득액은 8천800억원에 그쳤다.

현금 보유액이 많다는 것은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이 이어졌을 경우 자본 잠식을 막고 단기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존 역량을 갖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설비와 기술 투자를 통해 다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고, 상황에 따라 M&A를 통해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풍부한 현금 여력을 토대로 해외 유력 반도체 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NXP, 자일링스, 인피니언 등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라면서 "실제로 인수가 이뤄질 경우 기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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